대한민국 경제중심 생생 경제뉴스

코로나에 中企 현장 곡소리 “사스·메르스는 양반”

제조업 특성상 재택근무 요원…공장 가동 중단 시 막대한 손실 불가피

이창현기자(ch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3-25 00:05:05

▲코로나 여파로 산업단지 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나 영세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한 실정이고 산업 전반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온수산업단지내 철강 가공업체 ⓒ스카이데일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우한코로나) 여파가 산업계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영세 중소기업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매출 감소는 물론 부품·원자재 수급, 방역용품 부족까지 경영상 타격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선 여전히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벼랑 끝 위기 몰린 온수산업단지…코로나 확산에 업체들 ‘전전긍긍’
 
1970년대 조성된 서울온수산업단지에는 약 22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기계 가공 등 제조업 중심의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우한 코로나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제조업 특성상 재택근무가 어려운데다 공장 가동을 중단할 경우 바로 사업 손실로 이어진다. 더군다나 땀을 흘리는 작업을 하다보니 마스크가 쉽게 오염되는데, 약국이나 우체국 등 마스크를 공급받을 기반 시설이 부족해 작업에도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온수산업단지 내에서 도배·공구 등을 제작하는 업체 사장은 “30년 넘게 이곳에서 일했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나쁜 때를 본 적이 없다”며 “사스나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꿋꿋하게 버텨왔지만 이번 우한 코로나 사태는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인력 의존도가 높은데, 코로나 의심 직원의 휴무로 생산에 커다란 차질을 빚고 있다”며 “가동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보전할 수 있는 정부 대책이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 서울시와 경기도의 경계지점인 온수산업단지는 주로 기계 가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업체들은 언제 휴·폐업을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날마다 긴장의 연속이다. 사진은 온수산업단지내에 위치한 공장들 ⓒ스카이데일리
 
온수산업단지 내에서 가전제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숙 씨는 “경기침체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주문량이 급격히 줄어 들었다”며 “간신히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3월 말까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실상 단기간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아도 불황에 시달리던 철강 가공업체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온수산업잔지 내 철강 가공업체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에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코로나 이후엔 언제 공장 문 닫을지 모를 정도로 긴박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확진자가 나오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해 마스크를 대거 구매해야 하는데, 구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구한다 해도 가격이 비싸 비용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국산차업계 부품 수급 난항, 공장 가동 중단까지…中企 피해 급증
 
비단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 자동차 부품 공장은 지난 2월 중순,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배선 뭉치) 수급이 끊기면서 1주일 간 문을 닫아야만 했다. 이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 넘게 급감했다. 생산 차질은 물론 코로나 여파에 따른 수요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지금도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에서 15년 넘게 근무를 해온 이동진(60) 씨는 “지난달 코로나 영향으로 내수·수출 등 전반적인 경기가 위축돼 충격이 컸다”며 “자동차 조립에 들어가는 배선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의 상당량을 중국에서 공급 받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납품에 큰 차질을 빚었다”고 털어놨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우한 코로나 영향으로 중국산 부품조달이 차질을 빚고 소비심리도 위축되면서 생산·수출·내수가 모두 감소했다. 사진은 천안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공장 ⓒ스카이데일리
 
이어 “지금은 코로나 사태 초반보다 상황이 나아졌지만 혹여나 회사에 확진자가 발생해 또 공장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걱정부터 앞선다”며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실효적인 대책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국내 산업뿐만 아니라 세계 산업시장에도 큰 피해를 줬고 하루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다수 중견·중소기업들은 우한 코로나로 인해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73개 지역상의 등을 통해 접수한 피해 현황 조사에 따르면 매출 감소가 38.1%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부품·원자재 수급(29.7%), 수출 어려움(14.6%), 방역용품 부족(5.3%), 노무인력 관리(4.8%) 순이었다.
 
이와 관련해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매출이 얼어붙는 상황에서는 자금난에 빠지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유동성문제에 직면할 때 금융시장이 경직되지 않도록 유동성을 확대하는 금융정책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무작정 추경 예산만 늘린다고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며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스카이데일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