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업계 주주총회(이하 주총)의 최대 화두는 신사업과 새로운 사내이사 선임 등이 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그룹 등 유통 대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몰려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주요 유통사는 이번 주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 번경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오너일가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을 승인 받을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27일 롯데지주·쇼핑·제과 등 주요 계열사들의 주총을 일제히 연다. 롯데지주·제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년 임기 사내이사를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지주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이와함께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과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을 각각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제과도 민명기 대표 재선임 안건도 상정돼 있다.

 

롯데쇼핑 주총에선 황범석 백화점사업부장(전무)과 장호주 쇼핑HQ재무총괄본부장(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에서 전무급 인사가 사내이사로 등기된 것은 약 40년만이다. 이는 신 회장과 이원준 부회장이 롯데쇼핑 사내이사에서 물러남에 따른 조치다.

 

이로써 롯데쇼핑은 기존 사내이사인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유통부문(BU)장과 윤종빈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사장)을 포함한 4인 체제로 전환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임원 인사를 통해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유통BU장에 임명했다. 또한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겸임해 유통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겼다.

 

신세계그룹은 25일 예정된 주총에서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권혁구 신세계 전략실장(사장)과 김정식 지원본부장(부사장)도 재선임해 3인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이마트도 지난해 10월 영입한 강희석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자리에 앉힐 것으로 예상된다. 강 대표는 베인앤컴퍼니 유통 부문 컨설턴트를 지낸 바 있다. 더불어 이마트가 외부에서 영입한 첫 최고경영자(CEO)이다. 같은날 열리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에 장재영 대표와 손문국 국내패션부문 대표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25일 열리는 현대백화점 주총에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돼 있다. 또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와 장호진 기획조정본부장(사장)을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사외이사는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은 재선임되며, 고봉찬 서울대 교수가 신규 선임된다.

 

더불어 유통기업들은 다양한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는 신사업을 통해 기존 유통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이번 주총에서 주택건설사업과 전자금융업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이다. 주택 건설 사업은 슈퍼사업부가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에서 추진 중인 39층 규모 주상복합 건축 사업이다. 이에 기존에 롯데슈퍼만 있던 건물이 종합상가와 315가구 아파트가 함께 있는 복합 건물이 된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마트·슈퍼·백화점 등 점포 700여 개 중 200여 개를 정리할 계획이어서 폐점 점포 유휴 부지 개발 사업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전자금융업은 쇼핑 7개 계열사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의 전자거래를 위해 추가됐다.

 

신세계 주총에서 이마트 신사업도 눈에 띈다. 이마트는 ‘전기차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는 정관 번경 안건을 처리한다. 이에 그간 외부 위탁 방식으로 운영했던 전기차 충전사업을 본격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현재 전국 115개 점포에서  급속 충전기(100㎾) 330기와 완속 충전기(7㎾) 140기를 설치·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그간 협력업체를 통해 관련 사업을 운영했지만 사업 목적을 추가한 만큼 자체 사업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신세계I&C는 신세계그룹 간편결제서비스인 SSG페이를 SSG닷컴에 양도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식료품 제조업’, ‘화학제품 제조업’ ‘손 세정제’ 등 의약외품 제조·판매업'을 정관에 추가한다.

 

[이지영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