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GM·페라리 등 美·유럽 기업들 전시체제

코로나 대응으로 손세정제·마스크·의료장비 등 생산 추진

정동현 기자(dhje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3-24 00:03:15

▲ 지난 1월28일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 그룹 회장이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한코로나)과 전쟁을 선언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민간 기업에 요청해 기존 업종과 다른 인공호흡기나 마스크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GM은 이미 중국 류저우시에 있는 생산 공장에서 수출용 마스크를 생산한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만나 “의료기기 생산 지원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GM은 2차 세계대전 때 탱크 등 무기 생산에 투입된 적이 있다.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도 인공호흡기 제작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민간 기업들이 우한코로나 대처용 의료물품 생산을 늘리도록 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방물자생산법은 전시 상태에 동원되는 법으로 대통령에게 국방·에너지·우주·국토 안보 등 목적에서 특정 물자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다.

유럽의 많은 기업들도 마스크, 손 소독제, 의료장비 생산에 이미 동참하거나 참여 의사를 밝혔다. 20일 ANSA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고급차 메이커 페라리와 이탈리아·미국 합작 자동차 업체인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우한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생산에 동참하기로 했다.

두 업체는 현지 인공호흡 장비 제조사인 ‘시아레’의 생산공정에 참여하기로 하고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롤스로이스와 포드, 혼다 등 자국 내에 생산기지가 있는 자동차 업체를 비롯해 60여개 제조사에 인공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생산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루이비통 등을 운영하는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는 우한코로나로 인한 손 세정제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자사의 향수와 화장품 공장에서 손 세정제를 생산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루이비통은 파리소재 39개 공공병원을 비롯한 보건당국에 세정제를 무료 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