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코로나 19에 대한 공포로 실물과 금융의 복합위기, 퍼펙트 스톰의 한가운데 우리 경제가 놓여 있다”며 “방역만큼이나 경제 분야에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25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허 회장은 “이번 건의에는 생존의 기로에 놓인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며 “정책 당국의 긍정적인 검토와 신속한 추진을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매출 제로 상황까지 내몰린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극심한 자금경색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을 살릴 수 있는 시한이 그리 길지 않다”고 호소했다.

 

권태신 상근부회장은 “우리 경제는 안 그래도 기저질환 앓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쳐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경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한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시적 규제 유예 △원샷법(기업활력법) 적용대상 확대 △반대매매 일시중지 △통화 스왑 확대 △사내 진료소 우한코로나 진단 허용 등을 포함한 15대 분야 54개 과제를 발표했다.

 

전경련은 한시적 규제유예 제도와 관련해 대형마트 휴일 영업 허용, 납품업체 요청에 의한 가격할인행사 활성화, 화평법 등록부담 완화, 주 52시간 근로 예외 확대 등 과제를 예시로 들었다.

 

전경련은 최소 2년간 규제를 유예하고 부작용이 없으면 항구적으로 폐지하자고도 제안했다. 규제 때문에 기업이 문 닫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원샷법 적용 확대 과제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산업이 위기를 맞은 만큼 적용대상을 전 산업으로 확대해 기업들의 선제적·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샷법은 기업이 선제적·자발적으로 사업재편을 할 때 절차 간소화·규제 유예 등 특례를 부여하는 법이다. 현재 공급과잉 업종으로 제한돼있어 상황이 심각한 항공운송업과 정유업 등 기업이이 법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금융사들의 반대매매를 일시 중지하고 한국도 미국, EU, 일본 등 주요 기축통화국들과 무기한·무제한의 통화스왑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시 담보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금융사가 임의로 매도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반대매매가 이뤄질 경우 주식이 헐값으로 매각되기 때문에 폭락장 심화, 금융시장 경색 등 부작용과 함께 주주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여기에 대주주의 담보 주식이 반대매매될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어 기업의 적극적 투자활동을 어렵게 만든다.

 

덧붙여 현재 정부가 지정한 선별진료소에서만 가능한 우한코로나 진단도 기업 사내 진료소로 확대하면 기존 진료소의 업무 부담이 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 발표한 과제를 조만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전경련은 세계경제단체연합(GBC), 미국 상공회의소 등과도 우한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세계경제단체 공동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강주현 기자/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