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우한 코로나)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각 국 정부가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생산 활동을 중단하도록 지시하면서 해외공장 가동이 줄줄이 멈추고 있다.

포스코는 이탈리아 베로나에 위치한 스테인리스 가공 공장 '포스코-ITPC' 가동을 다음달 3일까지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포스코-ITPC는 연간 4만톤의 스테인리스를 가공해왔다.

이번 결정은 이탈리아 정부가 우한 코로나 대응을 위해 공장을 휴업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필수재를 제외한 모든 생산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포스코 인도와 동남아 공장 등 4곳의 공장도 가동을 중단한다. 인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정부 역시 우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휴업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에 위치한 포스코-MKPC와 필리핀 타나우안에 위치한 포스코-PMPC는 이달 말까지 문을 닫는다. 인도 델리 가공센터와 푸네 가공센터도 31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현대제철도 공장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계열사인 현대·기아자동차에 차강판을 원활히 납품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이 가동을 멈추자 현대제철 역시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31일까지 조업을 중단한다. 다만 일부 라인은 운영된다.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브라질법인 역시 다음달 3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또 인도에 위치한 현대제철 아난타프루 가공공장과 첸나이 가공공장, 자동차용 강관 생산공장도 이달 말일까지 조업을 멈춘다.

가뜩이나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철강업계는 최악의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우한 코로나 확산에 따라 각 국 정부가 추가적인 휴업 조치를 내릴 수 있어 해외 공장의 연쇄적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조선 등 납품처의 침체도 문제다. 해당 산업의 공장 가동 중단이 심화하면 향후 철강의 수요 역시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오창영 기자 / 깊이가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