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세계보건기구(WHO) 비회원국인 대만이 해외 코로나 방역국가들에 대해 마스크를 비롯 의료 지원 의사를 표하자 중국이 이를 정치적 게임의 성격으로 해석하고 자국 이익을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측통들은 대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코로나·코로나19)의 발병을 통제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세계무대에서 자국 의료 시스템의 장점을 부각시켰다고 평하고 있다.

 

대만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우한코로나로 인해 최악의 피해를 입은 유럽 국가들에 700만개의 안면 마스크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에 100만개의 마스크, 열영상장치, 적외선 온도계 등을 제공해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대만이 중국 본토에서 발병이 한창일 때 마스크 수출을 금지했다”며 “세계보건기구(WHO) 가입을 위해 ‘정치적 꼼수’를 부려서는 안된다”면서 적극 반발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 기업과 개인들도 미국에 의약품을 기증한 적이 있다”면서 왜 그러한 노력에 대한 공식적인 인식이 없었느냐고 반박했다.

 

화춘잉 중 외교부 대변인은 또 “이런 대유행 중에 상호 지원과 도움을 주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미국과 대만이 이 세계적 대유행 시기에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치는 데 (이 상황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SCMP는 필요할 경우 대만을 본토와의 통일을 앞둔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이 WHO와 같은 국제기구에 가입하려는 대만의 노력을 지지하지 말 것을 다른 나라들에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슐라 폰 데르 레옌 EU 집행위원장은 “EU는 대만의 노력과 결속 제스처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미국 국무부는 이에 대해 대만을 ‘진정한 친구’로 묘사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절실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대만이 방관할 수 없어 마스크 수출 금지를 해제했다”며 “대만은 우한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또 빅데이터 분석을 사용하는 전자 검역 시스템을 다른 국가와 공유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만은 애초에 중국 본토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사람들의 빈번한 교류 때문에 우한코로나의 발발로 인한 큰 타격을 받는 곳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인 입국 전면금지 등 정부의 신속한 대처로 감염자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6일 오후 2시 40분 기준, 대만은 363건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와 5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