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성장 전망치가 마이너스대로 진입한 가운데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며 서울의 대표 상권 중 하나로 평가받던 을지로 인근의 상권도 유동인구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하나은행을 비롯한 을지로 인근에 본사가 위치한 기업들의 착한소비 덕에 소상공인들은 최악의 상황은 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을지로 인근 골목길 등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하나은행을 비롯한 주변 오피스 직장인들이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을지로 소상공인 “코로나 피해 심각…하나은행 있어서 그나마 위안”

 

을지로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정환(52) ‘하대포 통구이’ 대표는 “안좋다 말하기도 민망하게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김 대표는 “고깃집의 특성상 직장인들의 회식이 주 매출을 차지했었는데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지난달까지 매출이 지난해의 40%정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메뉴를 추가하고 가게 구조를 개편해 점심 장사에 집중하는 등 나름의 타개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다가온 재정난에 쉽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나는 가게의 지점장 격으로 근무하는 직원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대출을 받을 수도 없어서 더 힘들다”며 “그나마 주변에 하나은행 등 몇몇 기업들의 직원들이 지역 상권을 많이 이용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일찍이 코로나 확산에 따른 시민들의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힘써왔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월 10억원의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고 그룹 내 관계사가 소유한 부동산에 입주하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 사업자를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피해가 큰 대구·경북지역은 3개월간 임대료 전액을 면제해줬고 그 외 지역은 3개월간 임대료를 30%(월 100만원 한도) 감액해줬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하나은행의 직원들이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주변 지역상권에 적극적으로 방문해 상권 활성화에 힘뜨고 있다. 주변 상인들은 하나은행 직원들이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하나은행 본점 인근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이수영(49·여)씨는 지난 두 달간 장사를 아예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겨울까지만 해도 을지로와 명동을 찾는 관광객이 발 디딜 틈 없이 많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장사가 너무나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2월과 지난달은 도저히 장사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 울며 겨자먹기로 장사를 잠시 접을 수 밖에 없었다”며 “요즘 그래도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라 그저께부터 장사를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이나 주변 대형 사무실을 다니는 사람들이 요즘 부쩍 많이 보인다”며 “유동인구가 늘어나 점차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을지로 인근에 위치한 C카페는 드라마에도 장소를 지원하는 등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이름을 날리던 카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로 유동인구가 많이 줄면서 대출을 받을 처지에 까지 놓였다.  

 

C카페 매니저는 “단골 손님이 워낙에 많고 하나은행 등 주변 대형 사무실에서 카페를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감당하지 못할 만큼 손해가 커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매출이 대폭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기를 버티려면 여유자금이 필요해 하나은행에서 경영안정자금을 저금리로 빌렸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살리기 앞장서는 하나은행…금융 혜택 확대도 앞장서

 

하나은행은 전 영업점에 ‘코로나19 금융지원 전담창구’를 운영중이다.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견·중소기업·개인사업자에 대해 4000억원 한도 내에서 업체당 최대 5억원까지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기존 대출의 만기 및 분할상환 도래 시 원금상환 없이 최장 1년까지 상환을 유예하며 최대 1.3%p의 금리 감면도 지원하고 있다.

 

피해가 극심한 대구·경북지역의 비대면 채널수수료를 면제해 손님의 금융 편의를 제공 중이다. ATM기 등 자동화 기기에서의 이체·출금 수수료와 개인·기업의 인터넷·모바일·폰뱅킹 등 전체 비대면 채널의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코로나 확산에 따른 서민 피해를 최소화시키고자 노력중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부족한 금융이력으로 인해 신용평가등급 산정이 어려워 금융 혜택을 받기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질적인 대안신용평가 모형 개발했다. 금융지원의 대상화 혜택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이달 3일 ‘배달의민족’ 앱을 운용 중인 ㈜우아한형제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협약으로 하나은행과 ㈜우아한형제들은 양사의 핵심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배달의민족’의 영세 자영업자 등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개발과 마케팅 협력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3일 “㈜우아한형제들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 취약계층에 금융혜택을 확대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 적극 앞장설 예정이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을 위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포용적 금융을 적극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엄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