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코로나(코로나19) 확진자수가 400만명을 돌파해 11일 기준 414만명을 넘어섰다. 그 여파로 세계 영화시장은 처참한 상황에 이르렀다. 국내 영화시장 역시 상당한 침체기에 빠졌다.

 

4월 극장 관객 수가 97만2483명에 그치며 극장가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333만8963명이었으니 이에 비하면 올해는 92.7%나 급감한 수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관객이 밀폐된 공간을 기피해 극장에서의 영화관람을 자제한 때문으로 보인다. 4월 한 달 관객수가 100만명이 안된 경우는 2004년 영화통합전산망 집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5월 황금연휴를 맞으면서 서서히 관객 수가 늘기 시작했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완화되며 살아날 조짐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이태원클럽의 집단감염 사건이 생기면서 또 다시 극장가에도 여파가 미치면서 위기가 다시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다음 주부터는 오랜만에 신작들이 대거 개봉하려고 대기 중이었다. 최근에는 ‘마션’ ‘알리타: 배틀엔젤’ 같은 명작들이 개봉했다. 20일에는 ‘날씨의 아이’ 더빙판, 21일 ‘위대한 쇼맨’ ‘비커밍 제인’이 개봉할 예정이다. 또 같은 날 오랜만에 한국영화 ‘침입자’가 개봉이 예정되어 있어서 영화팬들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극장의 암흑기가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던 참이었다.

 

하지만 이태원클럽의 감염자 발생으로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의 긴 침체기가 생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여름까지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해 영화산업은 그야말로 고사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극장과 영화계 종사자들도 큰 피해를 보고 있지만 또 다른 피해자들은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007 노 타임 투다이’, ‘블랙 위도우’를 비롯한 상반기 헐리웃 기대작들의 개봉연기가 속출하면서 극장도 어려움을 겪지만 영화 관객들의 실망도 크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대한극장 등 국내 극장들은 신작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기획전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과거에 인기를 끈 영화들을 상영하면서 떨어지는 관객들을 모으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극장에서 멀어지는 관객의 발길을 끌어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화계의 위기를 타계하고자 영화산업을 긴급지원하기 위한 ‘한국영화특별지원사업’이 6일 발표됐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한시적으로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의 90%를 감면하고 영화산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에 신청을 주선한다.

 

또 추가금을 170억원을 투입하며 영진위에서 기존 사업예산 이외의 영화발전기금에서 편성할 수 있는 최대 금액으로 한국영화제작‧개봉 활성화 특별 지원, 현장영화인 특별 직업훈련 지원, 중소 영화관 특별 기획전 지원, 영화관람 활성화 지원 등 분야별 특별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독립예술영화관을 후원하기 위해서는 독립예술영화관후원(Save our cinema) 캠페인이 6일부터 100일간 열리고 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예술영화, 예술영화관에 관한 추억을 공유하는 독립예술영화관챌린지가 진행되고 있고 일반 관객도 후원할 수 있는 펀딩도 진행된다.

 

코로나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올 여름 극장가는 참담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하루 속히 코로나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020년의 영화산업은 이미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잘못하면 영화산업전체가 붕괴될 위험성이 높아진다. 정부에서 영화산업의 위기를 인식하고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과 가벼운 주머니로 향유하는 대표적인 문화생활이 영화관람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영화계의 위기는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적잖은 타격이 된다. 극장가의 암흑기가 사라지고 예전처럼 많은 사람이 극장을 찾아서 편안하고 안전한 여가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