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침체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의 주가 하락 압력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주주 가치 제고와 주가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경영진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자사주를 매입한 지 두달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244억원에 달하는 주가 시세차익까지 얻은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총 817억원을 매수했다. 3월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이후 곧바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정 부회장이 이 기간 추가 매수한 현대차 주식수는 58만1333주다. 3월 19일 13만9000주를 시작으로 △ 20일 6만5464주 △ 23일 28만5517주 △ 24일 5만7464주 △ 25일 3만3888주 등 일주일 새 약 406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이에 정 부회장의 현대차 보유 주식은 559만8776주로 증가했다.

현대모비스 주식은 총 30만3759주 사들였다. 현대차 주식을 매수한 것과 같은 기간 동안 약 411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수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식을 처음으로 보유하게 됐다.

정 부회장이 매수한 주식의 현재 평가액은 12일 종가 기준 현대차 주식 534억2000만원, 현대모비스 516억4000만원으로 총 1050억6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달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233억6000만원에 달하는 차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업계는 정 부회장이 자사주를 매수한 배경에 대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자사주를 사들인 첫날 현대차그룹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정 부회장은 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이어 현대차그룹 이사회 의장까지 맡으면서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 그룹의 수장이 된 만큼 그룹 내 입지를 다지고 그룹에 대한 책임 의지를 내비추기 위해 8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재원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 부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며 “현대차그룹을 이끌 수장으로서 주가를 방어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등 책임경영이 결실을  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