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을 호소하는 영세 자영업자, 저신용자 등이 늘면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 문의가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BI저축은행이 서민을 대상으로 한 고금리 대출을 통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민금융이라는 말과 달리 서민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특히 SBI저축은행이 직·간접적으로 일본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국내 자본이 일본으로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자산규모 8조6876억원으로 저축은행 업계 1위를 달리는 곳이다. 지난해 영업수익(매출) 911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이자수익만 7888억원이다. 전년도 영업수익 7357억원, 이자수익 6302억원 등에서 상당 폭 끌어올렸다.

 

이자수익 대부분은 서민을 중심으로 한 개인고객에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말 기준 SBI저축은행이 운용하는 대출금은 총 7조3730억원이다. 이 중 가계자금대출 규모는 3조8033억원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3866억원이다. 운용대출금 절반 이상이 개인고객이 빌려간 돈이다.

 

그리고 SBI저축은행은 평균 18%를 넘는 금리로 대출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결국 서민들의 고혈을 짜내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확인된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SBI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8.59%다. 전년도 평균금리(19.40%)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포용금융을 강조하며 저축은행 업계의 금리인하를 촉구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는 평가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달 기준 SBI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7.69%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량고객으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1등급 고객에게도 평균 13.81%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4등급 고객에겐 평균 16.34%의 금리를 매기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사 저축은행권이 1등급 고객에게 10% 안팎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SBI저축은행의 자산 규모가 웬만한 시중은행과 맞먹는다는 점에 비춰 금리인하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SBI저축은행은 사자를 등장시켜 고객들에게 감사인사를 암시하는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인상적인 광고로 고객의 호감을 사기위한 목적으로 해석되나 실상 제공하는 대출금리 등을 살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모습이다.

 

한편으로는 SBI저축은행이 일본계 은행이라는 점에 우려가 피어난다. SBI저축은행은 대표적인 일본계 기업으로 꼽히는 곳이다. 일본계 자본이 회사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SBI저축은행은 일본 SBI그룹이 부실에 빠진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계열사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일본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본 역시 경제난이 심화됐고 유동성 위기에 처해 현금 확보가 시급하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이 자금을 자국에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SBI저축은행도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SBI저축은행 대주주가 자금을 자국으로 돌리는 선택을 할 경우 그만큼 국내 소비자가 받을 금융지원도 줄어들 게 된다. 일각에선 일본계 저축은행의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