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국 두 달 만에 국내에 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근을 재개했다. 신 회장의 당면 과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위기감이 커진 롯데그룹의 경영 정상화로 분석된다.

 

18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회장은 2주간의 자가격리를 끝내고 이날 오전 서울 잠실 사무실에 출근했다. 신 회장은 지난 2일 귀국했다.

 

신 회장은 3월 일본으로 출국해 업무를 봤다. 당초 일본 롯데홀딩스 관련 현안을 챙기고 돌아올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귀국을 미뤘다. 귀국을 미루는 동안 화상회의 등을 통해 현안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진다.

 

신 회장의 복귀와 함께 롯데그룹의 ‘포스트 코로나’ 대응은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 회장은 3월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롯데지주 및 계열사 주요 임원진과 코로나 사태로 인한 위기상황 극복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화상 회의에서 신 회장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올해 2·3분기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필요할 경우 그룹 경영 계획 수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코로나 확산 이후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특히 그룹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롯데쇼핑이 휘청거렸다. 롯데쇼핑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521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4%나 급감했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든 4조767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의 수가 급감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유통업계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기우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롯데쇼핑은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롯데쇼핑은 약 2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의 문을 닫기로 했다. 연내 폐점 계획이 잡힌 곳만 121개다. 구체적으로 백화점 5개점, 할인점 16개 점, 슈퍼 75개점, 롭스 25개점 등으로 알려진다.

 

오프라인 매장의 문을 닫는 대신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롯데쇼핑은 온라인 쇼핑 통합 플랫품 ‘롯데온(ON)’ 출범을 통해 e커머스 영업 환경 개선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쿠팡, 이베이코리아, SSG닷컴 등 이미 시장서 입지를 확보한 업체들과의 경쟁이 부담으로 남는다.

 

지주사 전환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호텔롯데 상장도 어려움과 직면했다. 지난 1분기 호텔롯데의 매출액은 1조873억원으로 저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특히 매출액 비중에서 8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부 매출이 8726억원으로 지난해 1조 3964억원에 비해 37%나 감소했다.

 

아울러 791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해 이익부문은 적자 전환했다. 실적 감소로 기업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당장의 상장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그룹은 재무 관리 관련 가이드 라인을 수립해 전 계열사에 안내하고 각 사별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코로나 사태 이후 시장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