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와 DGB대구은행(대구은행)을 이끄는 김태오 회장의 이력과 파격대우가 새삼 화제다. 김 회장은 DGB금융지주로 몸을 옮기기 전 하나은행, 하나생명 등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경력이 있다. 하나생명 대표이사까지 지냈는데 이런 이력을 지닌 김 회장을 모시기 위해 DGB금융지주는 사택까지 제공하는 등 정성을 표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만큼 김 회장은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과 마주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김태오 회장은 2018년 DG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DGB금융지주로 몸을 옮기기 전 하나금융그룹에서 오랜 시간 몸담아 활약한 인물로 알려진다.

 

그는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 하나생명 등 그룹 내 계열사를 오가며 굵직한 업무를 수행해온 인물이다.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 대표(부행장), 하나은행 고객지원그룹총괄 대표(부행장), 하나생명 대표이사(사장) 등을 역임한 경력이 눈길을 끈다. 오랜 시간 업계에 몸담아온 만큼 이론과 경험을 겸비한 능력 있는 경영자로도 평가된다.

 

DGB금융지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김 회장을 모시기 위해 법인명의 사택까지 제공하는 ‘지극정성’을 보였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 소재 두산위브더제니스 한 호실을 전세계약했다. 해당 호실의 면적은 공급면적 163.6㎡(약 49평), 전용면적 129.02㎡(약 39평) 등이다. DGB금융지주는 해당 호실의 전세계약을 2018년 6월 맺었다. 전세금은 8억5000만원이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해당 호실에 대해 “내부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임차계약을 체결해 임차사택으로 운용중인 곳이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사택을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그의 부동산 재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회장이 대구에 따로 거주지를 마련하지 않고 사택을 제공받은 건 이전 거주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 때문이 아니겠냐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에 아파트 한 호실을 소유하고 있었다. 김 회장 소유 호실이 존재했던 아파트 단지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소재 개나리아파트다.

 

다만 개나리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김 회장 소유 호실은 개나리아파트 4차 재건축 사업에 묶여있다. 김 회장은 호실을 매각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된다. 재건축 후 입주권을 소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곳은 재건축 후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지어질 전망이다. 완공 예정일은 2022년 4월이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입주권 소유만으로도 수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곳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750만원으로 알려진다. 기존 김 회장이 소유했던 호실 평형대가 넓은 편이다. 시세차익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회장이 소유했던 개나리아파트 호실의 공급면적은 171.51㎡(약 52평)로 확인된다.

 

김 회장이 회사로부터 ‘파격대우’를 받은 만큼 그의 역할론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그가 이끄는 DGB금융지주, 대구은행은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온 곳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이 와중에 대구·경북 지역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 DGB금융지주, 대구은행의 실적에도 그림자가 졌다.

 

DGB금융지주는 1분기 연결기준 977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15%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도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787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실적은 지속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커진다.

 

김 회장으로선 코로나 위기를 해결하고 회사의 실적을 반등시켜야 한다는 과제와 마주한 셈이다. 특히 그가 장기성과연동형 보상주식, 장기성과연동 현금보상 등 보수를 받는다는 점에서 회사 실적을 끌어올려야 할 당위성은 커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DGB금융그룹의 순이익이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에 발생했던 약 100억원의 일회성 이익 소멸 효과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하게 하락한 시장금리 상황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분석된다”며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787억원을 기록했는데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가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GB금융그룹은 코로나 영향으로 국·내외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자본 적정성과 건전성 관리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