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쌍용자동차가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직원 급여가 지난해와 비교해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등기임원 보수는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쌍용차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600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2600만원으로 올해 1000만원이나 줄었다.

월급으로 계산해보면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직원 1인당 한달 평균 급여는 약 530만원으로 전년 동기 약 870만원 대비 무려 340만원이나 줄었다.

쌍용차 직원 급여가 감소한 데에는 쌍용차 노사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협의한 자구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해 9월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복지 혜택 축소·중단에 나섰고 12월부터는 전직원 임금 및 상여금 반납, 유급휴직 시행 등 고강도 경영 쇄신을 진행하고 있다. 직원 모두가 쌍용차의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쌍용차 등기임원의 보수는 직원의 급여 감소율보다 훨씬 적게 줄었다. 올해 1분기 쌍용차 사내이사 3명의 1인당 평균 보수는 4200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800만원보다 600만원 감소했다.

단순히 감소한 금액으로 따지면 직원 급여보다 사내이사 보수가 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감소율을 살펴보면 직원 급여의 감소율이 훨씬 크다.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대비 39.1%나 급감한 반면 사내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지난해 대비 12.5% 감소에 그쳤다.

올해 사외이사 4명이 받은 보수 총액은 지난해 510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오히려 200만원 증가했다.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300만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업계는 쌍용차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을 등기임원보다 직원들이 더 크게 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더 크게 악화돼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을 거절당하는 등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며 “경영난의 책임을 등기임원보다 직원들에 더 크게 전가하는 것은 쌍용차 경영진들에게 책임 경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