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쉼터, 제대로 활용되는 거 본적이 거의 없다”

스카이데일리 현지 취재 결과… 인근 주민들 "초창기 외엔 할머니들 본 적이 없다… 학생들 수련회와 정의연 워크숍 한 적 있다"

김재훈 기자(hjkim@skyedialy.com)

기사입력 2020-05-21 16:14:00

▲ 정의기억연대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거주지 목적으로 이용하겠다며 기부받은 돈으로 매입해 만든 경기 안성시의 쉼터.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하나같이 "쉼터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이곳 이사장 출신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0억원의 지정기부금을 받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 목적으로 매입해 만든 경기 안성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쉼터)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매입, 매도와 관련한 돈 문제와는 별개로 실제 활용 실적이 저조했다는 지적과 본래 취지에 맞지 않은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안성쉼터에 대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의 사업평가도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안성 쉼터 운영에 문제가 많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안성쉼터 인근 주민들 역시 “쉼터 활용이 잘 안됐다”고 증언했다.

안성쉼터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2015년 일본 시민단체가 위안부 할머니들께 사과하러 온 적 말고는 쉼터가 운영되는 것을 잘 보지 못했다”며 “그 뒤로 몇 번 할머니들이 방문한 적 있지만 2년 전부터는 쉼터 방문 활동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식당을 운영하는 B씨도 “쉼터가 들어오고 초창기에는 할머니들도 한두 번씩 방문 하셨다. 우리 식당에도 몇 번씩 오셔서 식사도 하고 가셨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할머니들이 방문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은 안성쉼터를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질문에도 같은 양상의 대답을 했다. B씨는 “몇 년 전 학생들이 수련회 명목으로 방문한 적이 있다”며 “그 뒤로도 할머니들이 아니라 정의연 관계자들이 방문해 원크숍 같은 걸 했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쉼터는 펜션과 비슷한 용도로 쓰이기도 했다고 한다. '안성 펜션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과 바비큐 파티를 한 사진이 있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이랍니다. 행사로 종종 쓰이고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인다나 봐요"라고 쓴 글도 있었다. 윤 당선자가 2016년 5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이곳에서의 워크숍 사진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글과 사진들은 논란이 된 후 삭제되거나 비공개로 전환됐다.

인근 사찰에서 수행을 하고 있다는 향적스님도 “쉼터에서 행하는 행사나 활동은 1년에 한두 번 정도로 많이 보지 못했다”며 “1~2년 전 학생들이 쉼터로 수련회를 온 것 말고는 최근 활동은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향적스님은 안성쉼터가 들어선 부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들어선 부지부터 이상하다. 이곳은 접근성도 떨어지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도 아니다”며 “이곳에 쉼터가 들어올 때 의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도 쉼터가 있는데 이곳에 또 설치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활용도 못 할 쉼터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윤 당선인과 정의연 사태에 대해 안타깝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향적 스님은 “이념적인 것을 배제하고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해선 안 될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 부정에 대한 논란은 윤 당선인이 확실히 밝혀야 했다”며 “지금처럼 핑계만 대고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의연이 진실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을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며 “이번 사태가 오로지 봉사의 일념으로 올바른 활동을 해온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큰 상처로 남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