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철강 업계가 원재료 가격 부담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앓고 있다. 

 

24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달 철광석 가격은 톤당 91.55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가격 기준보다 6.29달러나 상승한 수치다. 앞서 국제 철광석 가격의 표준가로 사용되는 62% Fe 분광의 북중국 항구 도착가는 18일 톤당 96.8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철광석 가격은 3월 이후 두달 만에 다시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예년과 비교해도 2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2월 국제 유가가 70% 급락하는 등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은 떨어졌지만 철광석 가격은 되레 급증했다.

철광석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중국내 철강업계의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서다. 실제로 각종 건설 계획으로 철강재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바오산강철·허베이강철 등 중국 철강사들은 고로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달리 전세계 철강재 수요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 산업의 실적이 부진해 철강재 수요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전방 산업의 수요처와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년간 중국의 정책 효과는 건설·인프라 의존도가 높은 중국내 철강 수요를 유발하고 철강 생산을 유도해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강세를 견인했다”며 “반면 자동차, 가전 등에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및 선진국의 철강 수요는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타격으로 부진하면서 대부분의 철강사들이 원가 상승분 반영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에 따른 철강업 실적 부진은 2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회복하겠지만 올해 하반기에도 원재료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철강재 가격 인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 2분기 철광석 가격이 톤당 80달러 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론 90달러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철강 수요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라 실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