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보안법 통과…美, 안보리 긴급회의 요청

대만 총통 홍콩보안법 반대파 비호 수용 표명…중국 반발 예상

정동현 기자(dhje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5-28 17:46:01

▲ 27일 홍콩 입법부 앞에서 시위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향한 경고문을 들고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정부는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홍콩보안법을 제정하는 데 반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28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미국 유엔대표부는 전날 홍콩보안법 도입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급박한 세계적인 우려”라면서 유엔 안보리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미국 유엔대표부는 홍콩보안법이 “투명성과 행동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둘러싼 중국공산당의 공포를 나타내는 새로운 사례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장쥔 유엔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미국의 안보리 소집 요구에 대해서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단호한 거부의사를 밝혔다.

장쥔 유엔대사는 홍콩보안법 도입이 순전한 중국의 내정문제라면서 안보리에서 다룰 의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날 반체제 활동 등을 금지하는 국가안전법을 홍콩에 도입하는 홍콩보안법 초안을 통과시켰다. 반대표는 1개만 나왔다.

현재 홍콩 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과 홍콩자치권 조사등을 경고하는 등 국제사회가 강력히 반대함에도 전인대는 이를 강행 통과시켰다.

중국은 전인대 상무위원회를 통해 6월에 홍콩보안법 관련한 구체적인 입법작업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전인대 상무위가 격월제로 열리는 점에서 8월 전후에 끝날 것으로 점쳤다.

홍콩보안법을 시행하면 언론의 자유가 중국과 마찬가지로 제한되며 홍콩의 고도자치를 보장하는 1국2체제(일국양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다.

이번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중국이 초안을 통과시킬 경우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27일(현지시간) CNA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 선거캠프에서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법을 전적으로 집행할 것이다”면서 “이 법에는 관계자, 금융기관, 기업, 개인에 대한 제재를 포함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홍콩 자치권 침해를 일정 부분 방조했다고 그를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홍콩을 뒤흔든 시위에 직면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칭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의 홍콩 탄압에 맞서야 했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라면 동맹국들을 결집시켜 중국을 압박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만독립 노선 추구로 중국과 대립해온 차이잉원 총통이 홍콩자치를 위협하는 보안법에 반대하는 홍콩 주민을 적극적으로 수용, 비호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중앙통신에 따르면 차이잉원 총통은 중국 전인대에서 홍콩 반제체 활동을 금지하는 홍콩보안법 제정을 크게 우려하는 홍콩 여론을 염두에 두고 이같이 사실상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이 총통은 최근 홍콩정세를 예의 주시한다면서 대만과 국제사회는 홍콩자치, 자유와 인권보호가 더 이상 침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또한 차이총통은 행정원에 구체적인 인도적인 구원 행동계획을 책정하라고 지시하고 홍콩인 거주와 안치, 지원, 필요 예산, 협조 시스템 등을 단기간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콩에선 지난해 6월 이래 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지며 대만을 비롯한 국외 이주 희망자가 늘어났다. 대만의 경우 지난해 홍콩인의 거류신청 건수가 전년대비 41% 급증한 5858건에 달했고 올해 1~4월 동안 238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배 급증했다.

차이 총통이 주석을 겸임하는 여당 민진당은 홍콩 민주화와 긴밀히 교류하고 있는데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을 계기로 양측 간 연대가 더욱 강화하면서 중국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