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버려졌던 유진상가 지하 250m구간이 공공미술로 채워진 빛의 예술길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을 통해 유진상가 하부공간을 50년 만에 발굴해 시민 누구나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1일 밝혔다.

 

‘유진상가’는 남북대립 상황에서 대전차 방호목적으로 홍제천을 복개해 지은 1970년 당시 최고급 주상복합이다. 많은 개발과 변화의 역사를 품은 근현대 건축자원으로 서울시는 지난해 공공미술 대상지 공모로 ‘유진상가’ 지하공간을 선정했다.

 

홍제유연은 공간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빛, 소리, 색, 기술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공공미술을 선보이는 예술가들의 전시 무대이자 시민들의 예술놀이터로 조성됐다. 건물을 받치는 100여개의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조명예술, 미디어아트, 사운드아트 등 8개의 작품을 설치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8개의 작품은 △흐르는 빛_빛의 서사(뮌) △미장센_홍제연가(진기종) △온기(팀코워크) △숨길(팀코워크) △MoonSun,Sunoon(윤형민) △Um...(윤형민) △두두룩터(염상훈) △사운드 아트(홍초선) 등이 있다.

 

특히 진기종 작가의 ‘미장센_홍제연가’는 공공미술 최초로 3D 홀로그램을 활용해 홍제천의 생태를 다룬 영상들이 스크린에 입체적으로 떠오르는 독특한 장면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42개의 기둥을 빛으로 연결한 라이트 아트 작품 ‘온기’를 배경으론 홍제천 물길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지정된 센서에 체온이 전해지면 공간을 채우던 조명의 색이 변하는 인터렉티브 기술도 적용됐다.

 

인근 인왕초, 홍제초 학생 20명이 완성한 야광벽화 ‘홍제유연 미래생태계’, 시민 1000명의 따뜻한 메시지를 모듈에 새겨 돌리면서 감상하는 ‘홍제 마니차’ 등 시민참여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홍제유연은 1일 오후 2시 점등을 시작으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시민들에게 공개되며 커뮤니티 공간은 24시간 개방된다. 현장 운영과 추가 전시 등은 서대문구청으로 문의하면 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가깝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술공간을 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홍제유연 공간이 코로나로 닫힌 일상에 위로가 되고 서대문의 대표 관광‧예술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쾌적한 공간 운영과 장소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홍제유연을 시작으로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의 문화공백을 메우는 시도가 되길 바란다”며 “도시 공간에서 수준 높은 공공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