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내린 것을 두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검찰이 수사심의위 결과를 무시하고 이 부회장을 기소할 경우 대중이 분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시간으로 30일 지난달 26일 대검 청사에서 열린 수사심의위 과정과 결과를 상세히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교수, 학교 선생님, 승려 등 포함한 13명의 남자가 최근 수사심의위라는 제도 아래 모여 삼성 후계자 이재용의 법적 미래에 대해 9시간 동안 논했다고 전했다. 수사심의위는 이재용 부회장 기소 여부에 대해 토론했고 그 결과 10명은 불기소 권고, 3명은 기소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에 심의위원들도 놀랐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수사심의위 제도가 2018년에 만들어졌으며 이 부회장이 해당 제도를 사용하기로 결정하기 전엔 이 제도 자체에 대해 아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며 “금요일 회의는 이 부회장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찰총장에 대한 대중의 시각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 익명의 위원은 “해당 사안 관련 대립된 여론을 봤을 때 투표 결과가 더 팽팽할 줄 알았다”고 밝혔다고 전하며 또 다른 위원은 “위원회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토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대한 논란이 커져 낙담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위원회 중 1~2명이 삼성의 법적 어려움이 경제에 야기할 타격에 대해 얘기했고 위원 중 한 명은 이 사안을 한 재벌을 둘러싼 이념적인 전쟁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치적, 경제적 영향에 대해 얘기한 위원이 있던 반면 아주 기술적인 세부사항까지 포함한 심도있는 토론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위원들은 특히 자본시장법 178조에 대한 위반 여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고도 전했다.

 

블룸버그는 위원 중 한 명은 이 부회장이 범죄를 행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검찰의 ‘스모킹 건’의 부재에 대해 지적했다고도 전달했다. 스모킹 건은 어떤 범죄나 사건을 해결할 때 나오는 결정적 증거를 일컫는 말이다. 반면 기소에 찬성한 다른 위원은 이 부회장을 기소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제 검찰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이전 수사심의위 결과를 검찰이 모두 수용했으나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다룬 적은 처음이라고도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위원 중 한 명은 이번 회의가 이 부회장의 개인적인 책임들을 떠나 자본시장법과 질서를 지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블룸버그는 “심의위의 결정은 권고사항이지만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중요한 승리를 안겨줬다”며 “결과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시한 자들도 많았지만 검찰이 만약 수사심의위 결과를 무시하고 이 부회장을 기소하게 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후 한국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삼성이 중요하다고 보는 대중을 분노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