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처분 관련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강남불패를 확신하면서 자기 지역구 아파트까지 팔겠다고 한다”며 “서울 강남 집값 잡겠다는 이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이제 더 이상 누가 믿겠는가”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참모들이 다주택 처분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대통령 지시도 무시하는 청와대 비서진과 장관들을 지금 당장 해임하라”고 말하는 등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비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이달 2일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에게 주택을 처분할 것을 권고하며 본인의 자택도 처분한다고 밝혔지만 처분하는 아파트를 두고 사익을 챙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 실장의 권고 직후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에 “노 실장 역시 반포동 13.8평 아파트를 급매로 처분하기로 했다”고 전달했지만 50분 뒤에는 “반포동이 아닌 청주 아파트를 팔기로 했다”고 정정 발표한 것이다. 투자 가치가 높은 서울 아파트는 놔두고, 저렴한 지방 아파트만 처분한다는 지적이다.

 

노 실장은 청주 아파트 대신 선택한 반포동 한신서래 아파트 전용면적 45.72㎡를 2006년 5월 2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단지 내 같은 평수에서 가장 최근에 거래된 내역은 지난해 10월로, 10억원에 거래됐다. 노 실장이 구매한 당시 가격에 비해서는 7억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이로 인해 청주 시민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청주흥덕을에서 3선을 하고 차기 충북지사로까지 거론되던 노영민 비서실장이 충북 청주보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서울 강남을 선택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다.

 

노 실장 이외에도 청와대 참모들의 부동산을 이용한 이득에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청와대 대통령 참모들의 부동산재산을 분석한 결과 다주택자가 37%였고, 아파트·오피스텔 재산만 문재인 정부 이후 평균 3억2000만원(40%) 올랐다. 상위 10명은 평균 10억원(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달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 실장이 다주택 참모들의 주택매매를)권고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청와대는 다주택자의 주택처분 현황조차 공개하지 않았고,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대부분이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청와대가 다주택자 투기자를 고위공직자로 임명한다면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기 때문으로 해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처분에 관련한 지적은 집권여당 내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청와대 참모들이 다주택 처분 권고를 받고도 일부 참모들이 아직 따르지 않고 있는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기회에 청와대 참모 뿐 아니라 정부부처 장·차관과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들도 다주택 상태를 자발적으로 해소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엄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