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 이외에 제3의 성(性)을 법률적으로 인정하는 법안 제정이 범여권 한 지붕으로 치부되는 정의당 당론으로 추진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사안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조만간 ‘인권’과 ‘도덕’ 사이에서 상상할 수 없는 격론과 갈등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치열한 국론분열 예고탄이다. 인권이란 전가의 보도를 쥔 차별금지법이 성적 문란까지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일반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장혜원 의원을 필두로 정의당 국회의원 전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등에서 11명이 대표 발의했다. 이들은 심상정 의원을 빼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지금의 슈퍼여당 나 홀로 독주에 이른바 ‘소수 스펙트럼 민의’라는 간판으로 힘을 보태고 있는 중이다. 여당이 의지만 갖는다면 법안통과는 기정사실화 된다는 의미다. 인권과 정의를 내건 슈퍼여당이 반대할 명분도 없다.

 

이번 차별금지법에는 국가인권위 권고사항을 넘어서는 조항이 담겨 있어 충격이다. 인권위가 권고한 ‘성적지향’만 해도 문화적 충격이 적지 않은 사안이었지만 ‘성별정체성’이란 항목이 추가됐다. 성적지향은 육체를 넘어 정서와 감정 등 ‘성적인 기호행위’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성의 범위 확산이다. 다른 말로 이미 흔해진 젠더(gender)가 그것이다. 남녀 간 이성애는 물론 동성애, 양성애, 무성애 등이 또 하나의 성으로 인정되는 개념이란 점에서 법제화 되면 가히 그 영향과 파장이 적지 않을 이슈다.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바이섹슈얼, 인터섹스 등이 당당할 수 있는 사회가 과연 당당한 인권인지는 따져볼 여지가 매우 많다. 제3의 성 신분을 드러내고 남-남 간, 여-여 간, 남녀 양성 간 등 자유롭게 데이트 하고 사랑도 하며 섹스까지 하는 당당함이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이들의 인권 자체는 논의할 여지가 있지만 상식 이하의 부도덕한 행위를 합법화 하는데서 나아가 이를 옳지 않은 행위로 보는 것까지 처벌하겠다는 것은 어이가 없다.

 

나아가 추가된 성별정체성은 성적지향이 갖는 타인에 대한 성적 기호는 물론 자신이 갖는 개인적 차원의 성적 신념이나 심리까지 포함해 법의 테두리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남자가 여성이라고 주장하거나 그 반대도 인정받는 식이라면 개인의 성정체성 인격은 인권이라는 무차별 우산 속에서 인정받겠지만 사회 전반의 성정체성은 뒤죽박죽 되고 만다.

 

불가항력적인 성정체성과 성적 기호행위를 엄정히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이들 전체가 하나로 묶여 차별받는 성소수자(LGBT)로 불리는 퀴어(queer)가 됐다. 이상한 사랑, 변태적 섹스, 동물적 본능 등이라는 비판적 시각은 어느새 전 지구적으로 불평등의 상징이자 억압의 상징이 됐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서울퀴어문화축제 또한 올해로 벌써 20주년을 맞이했다.

 

세계적으로 남녀라는 이분법적 성을 고수하는 나라가 뒤떨어진 인권국이라는 지적을 받는 상황까지 온 것은 사실이다. 미국 연방대법원도 최근 민권법이 성적지향이나 성정체성에 의해 직원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이미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1100만명이 넘는 미국 내 성소수자 모두가 정말 인권으로 보호해야 할 안타까운 성소수자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과도한 인권이 다른 대다수 미국인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사회의 근간을 흔들 우려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도외시 되고 있다. 또한 미국 법원의 판단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쳐도 된다는 식의 도덕적으로 절대 옳다는 근거 또한 그 어디에도 없다. 우리는 퀴어가 아닌 일반 국민의 역차별을 더 심각하게 고민할 지경까지 왔다는 점이다.

 

동성 간 커플이나 정신적·육체적 사랑이 합법화 되면 한국 또한 남남 또는 여여 간 결혼까지 합법화 되는 길이 사실상 열린다.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 국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외면하는 것이 바로 코앞에 닥친 역차별의 공포다. 세계적 조류가 꼭 맞는다고 하는 인권론자들의 무차별 인식이 그래서 상상하기 힘든 갈등을 일으킬 시한폭탄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남자끼리 또는 여자끼리 사랑을 하고 관계를 갖으며 결혼하는 등의 성교육을 당연하게 받는다는 것이 많은 국민에게 아직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대다수 국민이 이에 대해 소름이 끼친다고 말한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퀴어문화를 대중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냉엄한 현실을 외면한다면 더 큰 인권과 정의를 내팽개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성소수자 중 일부는 사실상 장애의 범주라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은 이들을 구별해 인권의 우산을 씌우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 쾌락과 환락의 이중주가 될 법안이다. 이런 문화의 확산은 진짜 장애로 태어난 성소수자들을 두 번 죽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고통을 무기 삼아 성의 문란함이 명분을 얻는다면 성경의 소돔과 고모라까지 연상케 한다. 신은 문란한 남색(동성애)의 성적 퇴폐가 만연한 도시들을 불과 유황으로 파괴해 버렸다.

 

설사 성경을 전설로 해석한다고 해도 자연의 원리는 음양의 조화를 절대적인 기본으로 한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오감의 인식능력이 지극히 제한적인 인간의 기준일 뿐이다. 그래서 성소수라는 말은 어떤 합리적 명분도 인간의 탐욕이라는 해석을 동행한다. 신의 질서가 아니더라도 과학적으로 밝혀진 무한소-무한대라는 무한질서 속에서 우리의 작은 삶과 생명이 규정되고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 출발이자 모든 것이 극(남)과 극(여)의 조화다. 남-여 각각의 고유한 성이 침해받지 않는 것이 진실한 인권이고 우리 모두를 지켜주는 진정한 울타리다.

 

미래통합당 기독인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정치가 아닌 신의 질서로 ‘동성애 보호법’이라고 지목한 것을 범여권은 새김질해야 한다. 전북도의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촉구 건의안을 부결한 것도 인상적이다. 이는 ‘성 개방’ 인권 이전에 ‘성 도덕’이 인권이라는 민심이 잠재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침묵의 대다수가 금도를 넘는 법은 안 된다는 경고가 봇물처럼 나올 환경이다.

 

마침 오늘(2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는 차별금지법에 내재된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적으로 다루는 인권윤리포럼이 열린다. 포럼에서는 법의 원초적 문제점을 비롯해 윤리적 비판, 법률적 검토, 신학적 성찰, 의학적 견해 등이 자세히 발표된다. 한마디로 인간·생명·자연의 질서에서 어긋나는 법을 제정하는데 대한 반론이다. 범여권이 이를 무시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영혼을 송두리째 흔들고 만다.

 

헌법 제11조에는 성별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이 조항의 성별은 당연히 남-여 양성뿐이다. 이를 확대 해석하는 것 자체가 소급입법의 의도다. 현재의 기준으로 과거의 헌법적 영혼까지 바꾸려 한다면 반드시 큰 혼란을 자처한다. 예컨대 국립도서관이 회원가입 성별 란에 남-여 이외에 ‘동의안함’을 추가한 것은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각종 성병이나 치명적 전염병도 이성 간 보다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해 걸릴 확률이 높다는 통계가 많다. 따라서 성은 정신적·신체적 모두 건전함을 넘어 경건함을 유지해야 한다.

 

남-여 성별의 절대적 당위성은 성이 제2세의 탄생과 관련된 무한책임을 발아시키는데 있다. 이 책임의 질서가 우리 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를 존속시키고 번영시키는 무한의 힘이자 사랑이다. 그래서 무차별 인권이 아닌 차별적 인권이 대안이다. 진짜 성소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의학적 임상데이터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슈퍼여당이 100~250만명으로 추산되는 퀴어를 정치역학으로만 계산하는 우를 범하면 나머지 수천만 국민들의 법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것을 심각하게 곱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