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정화·인테리어까지, 다재다능 반려식물 인기몰이

오염물질 흡수·악취 제거·공기청정 식물 각광…취향 따라 인테리어 활용까지

허경진 기자(kjheo@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0-07 00:05:15

▲ 반려식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으면서 집콕 시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서울 양재 꽃시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반려동물에 이어 반려식물이 일상생활 속에 속속 자리잡고 있다. 반려식물이란 반려동물처럼 곁에 두고 키우는 반려식물을 뜻하는 신조어다. 코로나 여파로 실외 활동이 어려워지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보다 손쉽게 기를 수 있고 적은 비용으로도 실내를 꾸밀 수 있는 반려식물이 각광받고 있다.

오염물질 흡수는 물론 산소 공급까지…코로나19 여파 공기정화 식물 인기

코로나19 여파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식물 중에서도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식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공기정화 식물은 실내 공기 속 각종 오염·유해물질 등을 정화해 실내환경을 쾌적하게 해주는 식물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화훼 유통센터인 양재 꽃시장에선 다양한 종류의 공기정화 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오염물질 흡수는 물론 산소까지 발생시키는 ‘산세베리아’와 다량의 음이온을 발생하는 ‘스투키’, 공기청정 효과와 악취제거에 좋은 ‘뱅갈고무나무’, NASA 선정 공기정화식물 1위를 차지한 ‘아레카야자’, 주방이나 화장실에서 키우기 좋은 ‘안시리움’, 공기 중 먼지를 흡수해 공기를 정화하는 ‘틸란드시아’, 사계절 꽃이 피는 ‘스파티필룸’ 등이 대표적인 공기정화 식물이다.

▲ 코로나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공기정화식물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클루시아, 네마탄서스, 뱅갈고무나무 ,글로리아 페페 ⓒ스카이데일리

일상에서 쉽게 보기 힘든 공기정화 식물 ‘클루시아’도 있다. 크로시아, 크루시아 등으로 불리는 이 식물은 열대,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카리브 제도 원산으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며 물이 말라도 잘 견뎌 반려식물로 제격이다. 국내에 소개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공기정화 식물이다.

‘네마탄서스’는 남아메리카 원산으로 복어꽃, 붕어꽃이라고도 불린다.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반양지, 반그늘에서 잘 자라는 특징이 있다. 화분의 흙이 완전히 말라있을 때 물주는 것이 좋으며 한여름이나 가을, 겨울에는 물주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5~6월경에 피는 연황색의 은은한 꽃이 유명하다.

‘글로리아 페페’는 둥근 초록색 잎 모양으로 인해 일명 물방울 페페라고도 불린다. 반양지와 반음지에서 잘 자라며 물은 1주일에 한번 주는 정도가 적당하다. 추위에 약해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또 공기정화 식물로 유명한 ‘뱅갈고무나무’는 단단한 목대와 큼직한 잎이 특징이다. 공기오염물질 제거 효과가 탁월해 공기필터 식물이라고도 불린다. 포름알데히드와 악취제거에도 효과가 높아 집들이 선물로 많이 등장하는 반려식물이다. 햇빝이 잘 드는 곳에 두는 것이 좋으며 겉흙이 말랐을 때 충분히 물을 주고 잎의 먼지는 수시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서울 양재 꽃시장에서 만난 소비자 전지연(여‧40) 씨는 “최근 코로나로 인해 건강‧웰빙 등에 관심이 많아지는데 거실에 관상용 식물을 기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요즘 공기 정화식물들은 키우기도 쉽고 미관상으로도 예뻐서 집안을 인테리어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반려식물 인기에 플랜테리어 열풍…예쁜 식물로 인테리어까지

반려식물 인기에 힘입어 식물로 인테리어를 하는 이른바 플랜테리어(Planterior)도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플렌테리어 식물은 선인장이다. 선인장은 상대적으로 손을 많이 타지 않아 초보자도 기르기 쉬운 식물이다. 종류와 크기가 다양해 취향에 맞춘 인테리어가 가능하다는 게 점도 장점이다.

귀면각과 백섬철화 두 종류를 접목해 만든 식물인 밍크 선인장은 다채로운 형태를 띠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맨 윗부분에 있는 백섬철화에는 빳빳한 가시가 나 있지만 언뜻 보기엔 부드럽고 탐스러운 털뭉치처럼 보인다. 잎이 없는 다육질로 큰 줄기와 뾰족한 가시가 특징이다.

햇빛을 보면서 잘 자라는 선인장은 베란다나 거실, 부엌 창 등에 전시하기 좋으며 생명력이 강해 평균 한 달에 한 번만 물을 줘도 건재하다. 야외에서 기르는 경우 비를 맞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선인장은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흡수해 가정에서 많이 기르는 반려식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 인테리어하기에 좋은 예쁜 식물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밍크 선인장, 예쁜 꽃들과 허브 식물들, 미니 선인장, 스칸디아모스. ⓒ스카이데일리

알록달록한 브로콜리를 연상시키는 천연이끼 ‘스칸디아모스’도 눈길을 끈다. 스칸디아모스는 북유럽 지역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자라는 천연 이끼로 순록이 실제로 이 이끼를 먹고 자란다고 해 순록이끼라고도 불린다.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천연 공기청정기 역할을 해 비염이나 아토피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집안뿐만 아니라 카페, 기업 등에서도 예쁘고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스칸디아모스를 건물 외벽에 까는 등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인테리어할 수 있다. 스칸디아모스는 모양을 만들기가 쉬워 DIY로 다양한 장식품을 만들 수 있다. 액자와 유리병, 화분 등에 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다만 스칸디아모스는 공기 중의 습기를 빨아들이며 사는 이끼기 때문에 물을 직접적으로 뿌리면 물에 닿은 곳이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때문에 실내 습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면 이끼 겉면이 마르며 건조해진다. 이럴 때는 가습기를 틀어주고 축축한 곳에 두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또한 빛이 없어도 잘 사는 이끼류이기 때문에 햇빛을 보여주면 마를 수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알록달록한 예쁜 꽃들, 허브식물, 가습기 역할을 하는 식물들도 반려식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채송화, 팬타스, 꽃기린, 제라늄, 스파트필름, 헬리오트롭, 스노사파이어, 틸란드시아, 카랑코에, 파키라, 콩고, 스투키, 커피나무, 화시아타, 지리홍, 무화과, 블루베리, 오렌지자스민 등이 있다.

이은희 소비자학과 교수(인하대)는 “반려식물은 반려동물과 함께 자기의 아바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SNS 등을 통해서 식물을 보여줌으로 인해 남에게 나를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충분한 수단이 되면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