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역시 품격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국민의 대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품격을 갖추지 못할 경우 부끄러움은 그를 뽑은 국민들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성품 혹은 능력을 갖춘 정치인이 있다면 “품격을 갖추시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생명과도 같은 품격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갖췄는지에 대한 의구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최근 언행을 봤을 때 이러한 의구심은 확신으로 바뀌기까지 하는 것 같다.

 

이 대표는 연이은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지난 24일 세종시 착공 13주년 및 정책아카데미 200회 기념 명사특강에서 “서울 한강을 배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무슨 아파트는 한 평에 얼마라는 설명을 쭉 한다. 갔다가 올 적에도 아파트 설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센강 같은 곳을 가면 노트르담성당 등 역사 유적이 쭉 있고 그게 큰 관광유람이고 그것을 들으면 프랑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안다”며 “우리는 한강 변에 아파트만 들어서가지고 단가 얼마 얼마라고 하는데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의도가 어떻든 집권여당의 대표가 수도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표현한 것이 옳지 않은 것이라는 목소리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상승에 민주당이 크게 기여한 것을 망각했는가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4월 21대 총선 당시 “부산에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데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발언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21대 총선 당시 교통사고로 척수 장애인이 된 최혜영 의원을 영입하면서 “어려서부터 장애를 갖고 나오는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다고 하더라”고 말하기도 했고 홍정민 의원을 영입할 당시에도 “제 딸도 경력단절이 있는데 그 뒤에 열심히 뭘 안 한다. 홍 박사는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오셨다”고 말해 여성의 경력 단절을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치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의 품격 없는 발언을 덮기 위한 민주당의 행보 역시 품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은 천박한 도시’라는 발언에 대해 “앞뒤 문맥은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마치 서울을 폄훼하는 것처럼 보도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책임을 언론 탓으로 돌렸다.

 

이 대표와 민주당의 일련의 행태를 봤을 때 과연 176석을 차지한 집권여당의 행보가 맞는가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는 커녕 오히려 이를 보도한 언론이 잘못했다는 식의 수습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어쩌면 국민이 민주당에게 쥐어준 176석이 민주당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일 것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리 잘못을 해도 본인들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민주당의 품격은 이런 것이 아니다. 민주당은 본인들이 가진 176석이란 무게감을 인지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모든 사안에 대처해야 한다. 집권여당의 품격은 책임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