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독미군 1만2000명 감축…유럽 재배치‧미국 복귀”

에스퍼, “러시아 억지력 높이기 위한 것”…트럼프의 독일 방위비 이유와 달라

정동현 기자(dhje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7-31 00:03:47

▲ 사진은 2017년 3월 독일 일레 하임의 육군 기지에 미군이 정렬한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이 29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주독미군 병력 약 1만2000명을 감축해 다른 지역에 배치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AP통신,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1만2000명 가량의 주독미군을 재배치하겠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 자리에서 현재 3만6000명 수준인 주독 미군은 2만4000명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강화하고 러시아 억지력을 높일 것이라며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보도를 통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을 언급하면서 이는 독일이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반면, 에스퍼 장관은 이 같은 미군 재배치 계획은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미군 재배치에는 비용이 수십억 달러 소요되며 수 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감축되는 주독미군 병력 중 약 5600명은 유럽에 있는 다른 나라로 재배치되고 약 6400명은 미국으로 복귀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다른 나라로 재배치되는 병력은 벨기에, 폴란드, 이탈리아, 발트해 등으로 이동한다.

이어 에스퍼 장관은 독일로부터 군대 이동이 수주 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독미군 대다수는 현재 독일 서남부의 람슈타인 미군 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으며 이 부대는 미국을 제외한 군사시설 중 규모가 가장 크다.

AP통신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주독미군 감축은 러시아에 주는 선물이 될 수 있고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에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독 미군 감축에 대한 사실이 알려지자 독일 정부는 미국이 감축을 추진한 방식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페터 바이어 독일 정부 대서양 관계 조정관은 이날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독미군 감축은 독일이나 나토의 안보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지정학적으로 미국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어 조정관의 발언은 이날 미국 국방부가 주독 미군 감축을 공식 발표하기 앞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