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화학이 흑자 전환에 힘입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이 최대 수준에 오를 거라는 전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SNE리서치는 올해 상반기 전세계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중 LG화학이 10.5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전세계 배터리 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어 삼성SDI는 2.6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한 계단 오른 4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1.7GWh로 7위에 자리했다.

LG화학의 배터리 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8%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SDI는 34.9%, SK이노베이션도 66.0%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내 배터리 업체 3개사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LG화학의 배터리 점유율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24.6%에 달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6.0%, 3.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 3개사의 점유율을 모두 더하면 총 34.5%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6%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일본·중국 업체들은 부진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였던 중국의 CATL은 올해 상반기 점유율이 23.5%로 감소하며 2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2위였던 일본의 파나소닉도 20.4%의 점유율로 3위가 됐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은 각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포스쉐 타이칸 등에 배터리를 공급해 왔다. 이들 전기차의 판매가 호조를 띠면서 점유율이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BMW 330e, 폭스바겐 파사트 GTE, e-골프 등이 잘 판매되면서 점유율을 늘렸고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소울 부스터, 기아 봉고 1T 등의 판매 호조로 시장 내 입지를 넓혔다.

6월 한 달만 놓고 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0.1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3%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이 경기 침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이에 대부분의 배터리 업체들은 6월 역성장했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업체 3개사와 중국의 CALB는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는 유럽 시장이 6월 들어 급반등세를 보인데다 중국과 미국 시장도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어 전세계 배터리 업계가 다시금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 3개사의 실적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의 폴란드공장 수율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은 실적 개선에 더욱 힘을 북돋우고 있다. 업계는 LG화학이 향후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는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지만 배터리 공급 업체가 제한적인 것도 LG화학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LG화학은 전통적인 소형전지 성수기 효과와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 매출까지 늘면서 3분기 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화학의 주가는 앞으로 더욱 고공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