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짧은 동영상 앱 ‘틱톡’ 측에 해당 앱을 미국에 매각하든지 아니면 미국에서 금지시키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내자 중국이 이에 분노와 우려의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인수에 동의함에 따라 중국은 미국에 품어왔던 오랜 의심을 더욱 굳히고 있다면서, 그 의심은 기술력 향상을 위한 중국의 노력을 훼방 놓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 이와 함께 이번 일이 세계 진출 야망을 가진 중국 기업들에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 내에서 커지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MS의 틱톡 인수에 반대한다는 뜻을 표했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단 매각 기한은 45일로 제한해 다음달 15일 전까지는 마무리 지을 것을 요구했다.

 

WSJ에 따르면 일단 틱톡의 미국 운영권이 MS에 넘어가게 되면 다른 중국 인터넷 기업들, 즉 알리바바나 텐센트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중국은 우려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중국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과 연결돼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틱톡이든 위챗이든 미국에서 사업하는 중국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국가안보 기관인 중국 공산당에 직접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는 진정한 국가안보 문제인 동시에 개인정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틱톡과 위챗 등 많은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이 중국 공산당에 넘기는 정보에는 얼굴 인식 패턴이나 거주지, 전화번호, 친구, 누구와 연결돼 있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포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내세워 지난 2년 동안 중국의 거대 통신업체 화웨이를 세계적인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으려 시도해왔고 이는 동맹국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WSJ는 미국이 중국 유력 글로벌 기업에 강압적으로 사업을 매각토록 하는 것은 중국 첨단 기술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중국 첨단 기업이 국제적으로 성공하는 것을 미국은 기술 강국의 선두를 달리는 자국에 대한 도전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중국 정부는 미국이 틱톡에 미국 운영권 매각을 강요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중적 기준을 드러내며 위선적인 조치라고 비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정부를 향해 “경제적·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면서 “국가안보 개념 남용을 멈추고 차별과 배척 정책 추진을 멈추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미국 운영권 매각 추진과 관련해 “매각 수익 중 상당한 금액을 미국에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덕분에 미국 기업의 틱톡 인수가 가능해졌고, 매각으로 거액의 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정부도 일부 권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와 지난 주말 대화를 나눴다”며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와 틱톡 인수 문제를 논의했음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30%만 사들이는 것은 복잡하니 가능하다면 (전체 인수를) 시도해보라고 그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틱톡의 인수대금 일부는 재무부로 들어와야 할 것”이라며 “재무부가 이 거래 성사를 가능하게 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관계를 집주인과 세입자에 비유하며 “임대 계약서 없이 세입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 ‘권리금(key money)’이라고 하는 것을 낸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