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아역 배우 오디션에서 딱 감이 온 배우죠”

영화 ‘82년생 김지영’ ‘소리꾼’ 출연 천재아역배우

정동현 기자(dhje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8-20 00:05:32

▲배우 김하연(사진)은 6년의 경력동안 광고, 드라마,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11세의 천재 아역배우이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소리꾼’의 아역 배우를 뽑기 위해 오디션을 봤는데 마지막에 나온 김하연 양을 보면서 딱 느낌이 왔어요. 하연 양이 진짜 청이 역에 적합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영화를 찍으면서 역할에 완전히 몰입해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어요. 하연이는 연기천재이기도 하지만 모두들 깜짝 놀랄 정도로 소리도 정말 잘했어요. 항상 밝고 선배들을 잘 따르는 하연이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도 늘 좋았죠. 앞으로 미래가 더 기대되는 배우예요.”

영화 ‘소리꾼’ 연출을 맡았던 조정래 감독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천재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사람은 바로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김하연 양(11)이다. 5세 때부터 활동을 시작한 하연 양은 데뷔 초기에는 다양한 광고에 출연하면서 대중에 얼굴을 알렸고 이후에는 연기자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16년 드라마 ‘마이 리틀 베이비’에서 5세 은애역으로 처음 출연했고 영화는 ‘용순’이라는 독립영화가 데뷔작이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용순의 아역으로 출연해 스크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역 배우는 연극·영화·TV 등에서 연기하는 어린이 배우다. 특히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은 성인 배우들이 나오기 전에 극의 중심으로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때로는 아역 배우의 역량에 따라 드라마의 향후 시청률과 흥행이 결정되기도 한다.

예컨대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대장금’ ‘이산’ ‘선덕여왕’ 등에서 초반에 출연한 아역 배우들이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끌어 모았고 덕분에 인기작품의 경우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견인하기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가 내리는 8월 어느 날 청담동 카페에서 만난 하연 양은 겉보기엔 그저 귀여운 조카같은 천진한 어린이였다. 하지만 하연 양과 동반한 어머니 송미희 씨(44)와 배우로 활동하며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듣고 난 후에는 하연 양이 훨씬 큰 모습으로 다가왔다. 어머니 송 씨는 하연 양이 연기를 하면서 성격도 긍정적으로 많이 변하고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고 설명했다.

낯가림이 심했던 하연… 연기를 하면서 매사에 긍정적이고 활달한 아이로 성장

“하연이는 어렸을 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였어요. 부모로서 염려도 되고 좀 더 적극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에 하연이에게 연기를 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연기학원을 다니게 했죠. 연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하연이는 낯가림 같은 것도 없어지는 게 느껴졌어요. 또 연기 활동을 하면서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이나 스텝들과 서로 인사나 대화도 잘하고 함께 잘 어울리게 됐죠.”

하연 양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인기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MBC 드라마 ‘20세기 소년 소녀’의 어린 진진 역, KBS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어린 설희 역, tvN 드라마 ‘소풍 가는 날’의 은지 역을 맡았다. 그리고 영화 ‘로마서 8:37’의 나은 역, ‘채비’에서는 문경(유선 분)의 딸인 미솔 역을 맡았다.

2018년에는 tvN 드라마 ‘라이브’에서 짧은 분량이지만 슬기 역으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고, SBS 드라마 ‘여우각시별’에서 주인공 한여름(채수빈 분)의 어린시절, ‘미스 마:복수의 여신’에서는 한유리 역으로 출연했다. 영화 ‘펜션, 위험한 만남’과 ‘창궐’에서도 활약했다.

지난해 367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는 주인공 김지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더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올해는 넷플릭스 드라마 ‘나홀로 그대’ 주연배우인 고성희의 아역으로 출연했고 KBS드라마 ‘출사표’에서 여주인공 구세라의 아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주연배우의 아역으로 출연했지만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소리꾼’에서 하연 양은 청이로 출연하면서 명실공히 여주인공으로서 성장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연양이 연기한 청이는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캐릭터이다.

어린 나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디테일한 감정연기 뛰어나

▲하연 양(사진)은 연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연기에 임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어린 나이답지 않게 성숙한 면모를 보여줬다.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개봉한 영화 ‘소리꾼’에서 주인공 학규의 딸 청이로 출연하며 천재적인 연기력과 노래실력을 보여준 하연 양에 대해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정래 감독은 “김하연 배우가 영화의 보배이고 평생 갚아야 할 고마운 존재”라면서 “영화에서 연기뿐만 아니라 소리도 잘한 천재배우이다”라고 인정했다. 청이의 엄마 간난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유리는 “하연이는 믿음이 가득한 배우”라고 평하고, 활인거사로 출연한 배우 임성철은 “연기 천재이면서 노력을 엄청하는 배우”라면서 “연기할 땐 압도적으로 주변을 장악하지만 연기하지 않을 때는 수줍어하고 귀엽고 순수한 아이이다”고 평가했다. 특히 청이 아빠 학규 역을 맡은 배우 이봉근은 “하연 양은 신으로부터 사랑받는 배우”라는 한 마디로 평가를 대신하면서 하연이가 촬영장에서 인기를 독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제 딸 역으로 나온 아역배우 하연이는 모든 출연자가 좋아해서 하연이 애정쟁탈전이 벌어질 정도였어요. 하연이는 박철민 선배를 제일 좋아했고 다른 배우들은 매일 순위가 바뀌었어요. 그래서 하연이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려고 다들 나름의 노력을 많이 했었죠. 하하. 덕분에 저희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던 건 두말할 필요도 없죠.”

하연 양은 영화 ‘소리꾼’에서 이봉근 배우와 함께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특히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디테일한 감정연기를 잘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하연 양은 소리를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었는데도 영화에 나오는 곡들을 잘 소화하며 감독과 다른 선배 배우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하연 양은 자신의 연기 포인트를 ‘공감’에 뒀다고 설명했다.

“저는 연기에서 중요한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연기를 보고 많은 분들이 울고 웃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는 연기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저의 마음이 보는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질 테니까요. 또 항상 겸손한 자세로 배우면서 연기에 임하려고 하죠. 아직 어린 나이라서 연기에 대해 배울 게 많잖아요.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선배 연기자들이 하는 대사나 연기를 보고 저의 연기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김하연 양은 첫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소리꾼’에서 주인공 학규딸 청이 역으로 출연해 천재 아역스타다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사진=김하연 배우 제공]

하연 양은 평소의 롤모델로 생각하는 선배 여배우로 라미란과 이유리를 꼽았다. 라미란 배우는 ‘응답하라1988’에서 마음 따뜻한 엄마로 나온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특히 다양한 작품에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액션이면 액션, 코미디면 코미디 등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에서 앞으로 배울 점이 많겠구나 생각하고 롤모델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하연 양이 미래를 멀리 보고 준비하는 배우로서의 자세를 엿보게 하는 답변이었다.

“‘소리꾼’에서 저의 엄마 역으로 나오신 이유리 선배님은 드라마에서 무섭게 나오셔서 무서운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저에게 엄청 잘 챙겨주시고 친엄마같이 다정하게 대해 주셨어요. 맛있는 음식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선배님이에요. 연기를 같이 하면서 많이 의지하기도 했고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님이죠.”

지금까지 본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물으니 하연 양은 여느 어린이와 다를 바 없이 천진한 모습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줄줄 꿰었다.

“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 ‘겨울왕국’ 시리즈를 좋아해요. 주인공 모아나가 자신의 꿈을 향해서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죠. 영화에 나오는 바다의 풍경도 정말 아름다웠고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도 좋아해서 집에서 따라 부르기도 해요. 제가 정말 많이 본 영화는 ‘겨울왕국’이에요. 엘사와 안나를 정말 좋아하고 올라프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또 O.S.T가 너무 좋아서 1편에서는 ‘Let it go’, 2편에 주제곡인 ‘Into the unknown’을 집에서 동생과 자주 부르기도 해요. 덕분에 영어 실력이 늘기도 했죠.”

하연 양은 끝으로 연기활동을 늘 응원해주고 기도해주시는 부모님과 3살 어린 동생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친구들, 특히 같이 아역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7못난이 멤버들과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항상 고마운 친구들 이예원, 조아인, 김보민, 김단우, 이한서, 고나희. 우리 모두 배우로 꾸준히 활동하고 잘 자라서 몇 년 뒤에는 한 작품에서 같이 연기하자. 그리고 팬 여러분, 앞으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어요. 저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 김하연이 될 테니까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