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조명받고 있는 정책으론 △통합진보당(통진당) 해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한국사 필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및 테러방지법 도입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정책은 사회분열을 미연에 방지했거나 혹은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통진당 해산 사건은 2013년 8월 국가정보원·검찰이 이석기 통진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지하혁명조직(RO)을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 위반 혐의 등으로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사정기관에 따르면 RO는 2013년 3월 서울의 한 교육관에 추종자 130여명을 소집한 뒤 사제폭발물 제작 및 평택 유류저장고 등 주요 기간시설 테러를 지시했다.

 

특히 경기진보연대 고문 이모 씨는 같은 해 5월 경기 남부의 통신시설 및 유류저장고에 대한 실제 테러를 준비했다. 국정원은 내부고발자 도움을 받아 2010년부터 3년 간 이석기와 RO를 집중 감시했고 결국 이러한 정황을 포착해내는 데 성공했다. 2013년 9월 2일 법무부는 국회에 이석기 체포동의안을 발송했고 4일 본회의에 상정됐다.

 

표결 전 이석기는 “국정원이 대선 연루사건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마녀사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체포동의안은 재석 289명 중 무려 258명이 찬성하면서 통과됐다. 의원실 문을 사이에 두고 구인영장 집행에 나선 국정원 직원들과 대치하던 이석기는 결국 저항을 포기하고 스스로 걸어 나와 체포됐다.

 

2015년 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석기와 검찰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내란음모죄는 무죄, 내란선동죄 및 기타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이석기에게 징역 9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석기 체포와 함께 통진당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3년 11월 법무부는 탈북단체가 낸 해산청원 2건을 토대로 통진당에 대한 위헌정당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헌재)에 청구했고 2014년 12월 헌재 재판관 9명 중 8명 인용으로 통진당은 해산됐다.

 

 

당시 국민 여론도 이석기 처벌과 통진당 해산 쪽으로 크게 기울어졌었다. 2013년 9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18.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에서 응답자의 61.7％가 통진당 해산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27％에 그쳤다. 이석기 구속에 대해서도 71.8％가 잘한 일이라고 밝혔다.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13.6％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인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은 당시 통진당 해산에 강력반발했다. 문재인 당시 새정연 의원은 “국가권력이 정당 해산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정연은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민주주의 기초인 정당의 자유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통진당 해산 사건은 최근 국가 이념에 반하는 행보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새삼 재평가되고 있다. 국가 이념에 반하는 행보에 대한 강력 처벌로 사회적 혼란을 사전에 방지했다는 긍정적 여론이 주를 이룬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인’으로 칭송하는 단체가 활개치는가 하면 광복회장이 이 단체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심지어 공영방송인 EBS에서 김 위원장을 ‘으니’라는 애칭으로 지칭하면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캐릭터화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통진당이 유지됐다면 당 안팎에 일부 존재했을 친북인사들이 현재 여권 실세로 군림하면서 지금보다 더한 장면들이 연출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문재인정부 출범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인’으로 칭송하는 단체가 활개치고 광복회장은 이 단체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심지어 공영방송인 EBS에서 김 위원장을 ‘으니’라는 애칭으로 지칭하면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캐릭터화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대해 다수의 국민은 국가 이념과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보로 사회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친북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 8월 KBS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림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통일의식조사(응답률 14.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응답자의 51.6％가 북한 정권에 반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리얼미터가 6월 19일 YTN 더뉴스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성인 1만11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응답률 4.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응답자의 40.6％가 대북 강경책을 펼쳐야 한다고 답했다. 유화책을 택한 응답(32.1％)보다 8.5％p 높은 수치다.

 

윤한홍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추천위원으로 선정한 김종철 연세대 교수는 과거 통진당 해산을 ‘법치주의 유린’이라고 비난하는 등 여전히 민주당에는 통진당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며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시도한 통진당 해산 결정에 여전히 많은 국민이 공감한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수능 한국사 필수 지정도 정책 추진 당시에는 비난에 직면했으나 지금은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능 한국사 지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7월 언론사 논설실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사의 대입 반영 필수화”를 언급한 뒤 같은 해 발표된 ‘2017학년도 수능 실시 계획’에 포함됐다. 한국사에 응시하지 않을 경우 국어·영어·수학 등 다른 모든 성적도 무효가 되는 제도로 2017년부터 실제로 시행됐다.

 

이 정책은 당초 이용섭 민주당 의원 등이 2013년 7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공론화됐지만 정작 박근혜 정부가 받아들이자 반대 측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위한 발판이라고 비난에 나섰다. 반대 측은 “친일보다 반공, 독재보다 경제성장에 방점을 찍어 가르치려는 음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출범 후 현충일 행사에서 천안함 유족들을 배제시키고 6.25를 전후해 북한 남파간첩 등으로 활동한 김원봉을 미화하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수능 한국사 필수 지정에 공감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 없었다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일부 교사들의 정치편향적 교육에 대한 고교생들의 자발적 저항운동도 없었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과거 찬반양론이 극심했던 사드 배치도 최근에는 대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 판문점합의 등에 나서면서 평화라는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던 북한이 서서히 태도를 바꾼 과정에서 북핵을 막을 대공 방어무기인 사드마저 없었다면 북한 도발 의욕을 부추겼을 것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사드배치 긍정평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2016년 7월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2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응답자의 50%가 사드 배치를 찬성(반대 32％)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8월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남녀 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p)에서도 응답자의 71％가 사드 발사대 임시 추가배치를 찬성(반대 18.4％)한다고 밝혔다.

 

유엔이 처음으로 북핵을 언급하는 등 북한 군사위협 수위가 점차 높아진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들어갈 수 있는 소형화된 핵탄두를 개발했을 것이다”며 “다탄두 시스템 개발을 위해 추가 소형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우리나라는 지금 북한 핵·탄도미사일에 완전히 벌거벗은 상태다”며 “이것(사드 배치)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것이다”고 말했다. 태영호 통합당 의원은 “김정은이 핵을 갖고 성공스토리를 쓰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