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식 할부거래업을 등록하지 않았음에도 회원가입비 등 명목으로 소비자로부터 미리 대금의 일부를 지급받았던 ‘착한상조 이든라이프’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등록하지 않고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로 영업한 ‘착한상조 이든라이프’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15일 밝혔다. 여기서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은 소비자로부터 미리 받은 금액의 50%를 은행 및 공제조합 등에 보전하는 계약을 말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착한상조 이든라이프는 2014년 4월 18일부터 지난해 6월 3일까지 303명의 소비자에게 5만원의 회원 가입비를 받고 나머지 금액은 장례서비스 이후에 받는 계약을 체결하여 영업했다. 이러한 계약은 선불식 할부계약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자본금 15억원 등 요건을 갖춰 관할 지자체에 등록하고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해야 했지만 착한상조 이든라이프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 제2조제2호에 따르면 장례 또는 혼례를 위한 재화 등 대금을 2개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2회 이상 나누어 지급하는 경우 선불식 할부계약에 해당한다.

 

아울러 관할 지자체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등록하지 않고 영업한 행위는 법 제18조제1항에 위반된다.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영업한 행위는 법 제34조제7호 금지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공정위는 착한상조 이든라이프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등록하도록 하고 향후 유사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만약 자본금 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해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등록하지 못할 경우 후불식으로만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해 공정위에 제출하도록 하는 보고명령을 포함했다.

 

다만 공정위는 법 위반 규모가 크지 않고 소비자 피해가 직접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고발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회원가입비 등의 명목으로 소비자로부터 미리 대금의 일부를 지급 받았음에도 관할 지자체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등록하지 않은 상조회사에 대한 최초의 제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상조회사는 가입비, 정보제공비, 카드발급비 등 어떠한 명목으로든 소비자로부터 대금의 일부를 미리 받는 경우 선불식 할부거래업으로 등록하고 법상 의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함으로써 상조업계에 경각심을 주고,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