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극심한 부진을 겪어 온 국내 타이어 업체 3개사가 하반기에는 실적을 반등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자동차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타이어 공급량이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지난 2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미국·유럽 등 해외 자동차 공장들의 셧다운 영향으로 실적이 급감했으나 하반기 들어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땐 여전치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타이어 3사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코로나 영향을 비교적 빠르게 통제한 덕분에 내수와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양호했다는 점이 꼽힌다. 또 미국·유럽에서 당초 목표량의 80% 수준으로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고무 등 원재료 가격이 2분기부터 인하되면서 타이어 3사의 하반기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 원가에서 원재료 가격은 20~30%나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한 1조6524억원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24% 줄어든 13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060억원, 2분기 701억원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성적이다.

넥센타이어는 체코공장 셧다운 등으로 지난 2분기 적자 전환한 데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들어 국내외 공장이 가동을 재개한데다 수출 선적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최근엔 체코공장 가동을 통해 신차용타이어(OE)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또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Canoo)에 타이어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넥센타이어는 프리미엄 SUV 타이어인 ‘로디안(ROADIAN) GTX’를 전기차용으로 개발한 ‘로디안 GTX EV’를 카누에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넥센타이어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2% 감소한 459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업이익은 47.2% 감소한 295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는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도 북미와 내수에서의 판매 회복에 힘입어 개선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북미 시장의 경우 교체용 타이어(RE)의 신규 거래소 확보와 수요 정상화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국내는 타이어뱅크를 비롯한 B2B 업체로의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또 중국의 더블스타와 원재료 공동구매로 연간 500억원 상당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의 한국산 타이어 대상 반덤핑관세 부과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내 타이어 업체 3개사의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타이어 3사의 북미 매출 비중은 △ 한국 28.0% △ 넥센 28.6% △ 금호 22.7% 등 대체로 높은 수준이다. 관세 부과로 인해 판매 가격이 인상되면 판매량이 급감해 북미 매출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넥센타이어는 미국에서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국내 공장에서만 생산하는 만큼 관세로 인한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부과되면 통상 40~200%의 세율이 부과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 경우 반덤핑관세 부과를 대비해 단기적으로는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중장기로는 체코공장 2단계 증설 또는 미국공장 신설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