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은 한국도로공사는 1968년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서울-인천)를 개통했고 1970년 경부고속도로(서울-오산)를 개통했다. 이후에도 한국도로공사는 많은 도로를 개통해 대한민국 전 국토의 혈맥을 이어오며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근대화를 이끌었다.

설립 초기 한국도로공사의 도로 관리 구간은 450km, 직원 수는 300여명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하지만 50여년이 흐른 지금, 경부고속도로를 포함해 총 30개 노선과 전체 길이 4151km에 이르는 고속도로 건설·관리 구간을 담당하고 있으며 직원 수 역시 약 5000명의 인원을 거느리는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4월 한국도로공사의 수장이 된 김진숙 사장은 1983년 인하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현대그룹 사상 첫 대졸 여사원 공채시험에 합격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입사 2년 만에 사표를 낸다. 김진숙 사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퇴사 이유에 대해 “친하게 지내던 여직원이 ‘결혼하면 그만둬야 한다’는 사내 방침에 따라 회사를 떠나는 것을 보고 ‘오래 못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회사를 그만둔 김진숙 사장은 1988년 23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건설교통부 국립건설시험소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당시 건설교통부 최초의 여성 사무관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건축계획과, 건축행정과, 건설안전과 등을 거친 후 1992년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캠퍼스로 해외연수를 떠나 도시·지역계획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건설교통부 도시계획과로 복귀했으며 2000년 건설교통부 기술안전국 건설관리과 서기관으로 일했다. 2년 뒤인 2002년 건설교통부 기술안전국 건설안전과장으로 임명돼 중앙부처 기술직 공무원 가운데 첫 여성 과장이 됐다. 이어 건설교통부 감사관실 참여담당관, 국토해양부 건설수자원정책실 기술기준과장, 국토해양부 4급 서기관 및 3급 부이사관, 국토해양부 기술안전정책관,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및 청장 등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김진숙 사장은 특히 건설교통부 참여담당관 시절 부처 청렴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그는 올해 4월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첫 여성 사무관’ ‘첫 여성 과장’ ‘첫 여성 국장’ ‘첫 여성 소속기관장’에 이어 또 하나의 ‘첫 여성 사장’ 타이틀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