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 당시 기관 돈 수백억원을 투자해 징계받은 기금운용본부장 등에게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서 입수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과기부 산하기관인 전파진흥원의 기금운용본부장 최모 씨(1급)와 기금운용팀장 이모 씨(2급)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 748억원을 옵티머스를 통해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감사보고서에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면서 운용대상, 운용방법, 기준수익률, 위험허용한도, 성과측정, 자산운용 변동사항 등이 포함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자금을 운용하도록 했다”며 “자산운용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 및 사후관리를 정확하게 실시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국가 공적자금이 투자제한 업체의 경영자금으로 사용되는 등 공공기관 공신력을 훼손시켰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감사 결과에 따라 최 씨 등은 2018년 10월 징계처분(견책)을 받았다.

 

그러나 징계 처분에도 전파진흥원의 추후 조치는 아리송하게 진행됐다. 최 씨는 징계 당시 전남 나주에 있는 본원에서 서울 마포에 위치한 북서울본부로 발령받았다. 본원에서 떠나긴 했지만 상경을 한 셈이다. 더구나 올해 1월에는 수도권을 총괄하는 인천의 경인본부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또한 두 사람은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매년 12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 가량의 상여금과 성과연봉을 받아갔다. 이들이 이 기간 동안 받아간 성과급은 각각 6500만원과 6700만원에 이른다.

 

두 사람은 1억 안팎의 연봉도 지속적으로 받았다. 2018년 당시 1억1400만원대였던 연봉은 2019년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으로 조금씩 줄긴 했지만 2019년에도 1억원, 올해에도 9200만원 가량을 받았다.

 

조 의원은 “국민 혈세로 잘못된 투자 결정을 하고도 책임은커녕 오히려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전파진흥원 측은 “현재 해당 직원들은 정상근무 중이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될 경우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전파진흥원을 포함해 한국전력공사, 농어촌공사 등 최소 5곳의 공공기관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 명분으로 828억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옵티머스 지분 9.8％를 가진 전 청와대 행정관 이모 씨가 비상임이사로 있었던 농어촌공사는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원을 투자했다. 남동발전은 올해 3월 옵티머스가 5100억원 규모의 해외사업을 제안하자 2주만에 투자적격 판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