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에서 유엔 인권이사회의 신임 이사국으로 15개국이 선출됐는데 이중에는 중국·러시아·쿠바 등 인권 침해 논란이 있는 국가들이 포함돼 비난이 일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유엔 총회는 총 47개국의 인권이사국 중 신임 15개국을 선출했다.

 

인권이사회는 대륙별로 이사국 숫자를 배분하는 지역별 쿼터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번에 공석을 메우는 선출과정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만이 공석 수보다 도전한 나라 수가 많아 4석을 두고 5개국이 경쟁했다. 그 결과 파키스탄(169표), 우즈베키스탄(164표), 네팔(150표), 중국(139표) 등 4개국이 선출됐고 90표를 얻은 사우디는 탈락했다.

 

러시아와 쿠바의 경우 경쟁을 거치지 않고 이사국에 선출됐다.

 

서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동유럽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선정됐다. 라틴아메리카·카리브 지역에서는 멕시코, 쿠바, 볼리비아 등 3개국이, 아프리카에서는 코트디부아르, 말라위, 가봉, 세네갈이 선출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인권 침해 논란을 지속적으로 일으켜 온 중국, 러시아, 쿠바 등 3개국이 인권이사국으로서 인권 문제의 심판을 맡게 된 격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 제네바 소재 인권단체인 유엔워치의 힐렐 노이어 대표는 “오늘은 인권에 있어 암흑의 날”이라며 “이 독재국가들을 유엔의 인권 심판관으로 뽑은 것은 마치 방화범을 소방대에 배치한 것과 마찬가지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특히 중국의 이사국 선출에 우려를 표했다.

 

중국은 홍콩과 티베트, 신장위구르 등지에서 인권을 억압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시민단체·언론인·변호사를 탄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엔워치와 미국 휴먼라이츠 재단, 라울 발렌버그 인권센터 등은 중국, 러시아, 사우디, 파키스탄, 쿠바,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을 인권이사국 부적격 국가로 분류하고 이에 대한 의견서를 유엔에 제출했다.

 

이들은 영국과 프랑스에만 ‘적격’ 등급을 줬다.

 

이날 총회 결과가 나온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중국, 러시아, 쿠바를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한 것은 2018년 이 이사회를 떠나기로 한 미국의 결심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2018년 6월 19일 유엔 인권이사회를 “정치적 편견으로 가득찬 구덩이”라고 비판하며 탈퇴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인권 탄압국가들이 이사회에 포함돼 있고 또 이사국으로 선출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