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통화량이 3000조원을 넘긴 지 불과 넉 달 만에 3100조원을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의 영향으로 가계 및 비영리단채 부문의 신용공급이 지속되면서다. 다만 기업 및 기타금융기관이 감소하면서 통화량 증가세는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0년 8월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8월중 광의통화(M2)는 전월 대비 9조8000억원(0.3%) 늘어난 310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3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4개월 만에 100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8월(2849조5000억원)보다는 9.5% 늘어 7월(10.0%)보다는 증가율이 소폭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시중 통화량’이라고 부르는 광의통화(M2)는 협의통화(M1)에 만기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CMA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5조3000억원 증가했고, 기타부문도 7000억원 늘어났다. 반면 기업부문과 기타금융기관은 1조6000억원과 1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금융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8조8000억원)과 요구불예금(7조8000억원) 등 만기가 짧은 결제성 예금에 돈이 몰렸다. 반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6조원)은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증가한 반면, 예금금리 하락 등으로 2년미만 정기예적금은 감소했다”며 “지방정부 교부금 유입 등이 증가하면서 요구불예금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예금 등 현금이나 다름없는 예금을 포함하는 개념인 협의통화(M1)는 1095조2000억원으로 7월보다 18조원(1.7%) 늘었다. 지난해 8월보다 24.0%나 증가한 규모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이런 단기화된 자금이 수익추구를 위해 자산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어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광의통화에 만기 2년 이상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은 4342조7000억원으로 7월 대비 16조8000억원(0.4%) 늘어났다. 금융기관 유동성에 유동성 금융상품을 더한 광의유동성(L)은 5508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5000억원(0.0%) 늘어나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한원석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