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부글부글 끓는데…홍남기 “대주주 3억, 그대로”

기재부 국정감사,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강화…가족합산서 개인별 전환

강주현 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0-22 13:50:04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방안을 두고 “그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3억 대주주 요건 강화 유예를 요구하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특정 회사의 지분율이 1%(코스닥 2%)를 넘거나 종목별 보유금액이 10억원 이상이면 대주주로 분류된다. 정부는 내년 4월부터 대주주 범위를 특정 종목 보유액 10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반 주주들은 증권거래세(매도금액의 0.25%)만 내면 되지만 대주주로 분류될 경우 주식을 매도할 때 양도차익의 22~33%(지방세 포함)를 양도소득세로 내야한다.

다만 홍 부총리는 기획재정부 대상 국감에서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는 규정은 예정대로 가되 가족합산 규정은 개인별로 바꾸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개인별로 전환하면 양도세 부과 기준선이 6억~7억원 정도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현대판 연좌제’라며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자 기준을 일부 완화하기로 했지만 결국 쟁점이 되고 있는 3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침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대주주 3억원은 이미 2년 반 전에 3억원으로 하기로 시행령으로 개정된 상황이다”며 “시장 여러 요건을 감안해 가족합산을 개인별로 전환하겠다고 말씀드렸고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 강화에 대해 비판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세금에 대한 우려보단 연말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이른바 ‘큰손’들이 투매에 나서지 않을까하는 이유에서다. 증시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오히려 정부가 자의적으로 대주주 기준을 낮추고 있다는 점도 비판을 사고 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2일 오후 기준 21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해당 청원인은 “대주주 양도세는 정책목표가 불확실하고, 증시의 불확실성만 증폭시킨다”며 “국민만 고생시키는 잘못된 정책인 만큼 기존 10억원을 유지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기존 10억원으로 유지하고 가족합산 조항도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