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국감)에 출석해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상급자라는 표현이 가능한가”라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질문에 “맞다. 부하라는 단어는 생경하다”며 “정부조직법과 검찰청법에 명시된 바에 따라 법률상 정확하게 검찰총장은 법무부 소속 청이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앞서 자신의 SNS에서도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장관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다”고 했다.

 

추 장관은 “지금 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 검찰총장으로 보인다. 정치인 검찰총장 행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김 의원 질문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검찰총장으로서 선을 넘는 발언이 있었다. 대단히 죄송스럽고 지휘·감독권자로서 민망하게 생각한다.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앞서 윤 총장은 22일 대검찰청 국감에서 “검찰총장은 법무장관 부하가 아니다”며 “법무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인이다. 검찰총장이 장관 부하라면 검찰 수사‧소추가 정치인 지휘를 받는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4월 총선 이후 검찰총장 임기를 보장했다는 윤 총장 발언도 부인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로서 현재의 대통령을 그 전에 접촉한 기회가 많이 있었다. 그 분 성품을 비교적 아는 편이다”며 “절대로 정식라인을 생략한 채 비선을 통해 메시지나 의사를 전달하는 성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확인이 안 되는 그런 얘기를 고위공직자로서 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윤 총장의 여러 발언과 언행은 민주주의와 적합하지 않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한다. 검찰총장이 조직을 중립적으로 이끌어가야 함에도 정치의 늪으로 자꾸 끌고 가는 것에 상당히 유감이다”고 질타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과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팀에 대한 감찰도 언급했다. 그는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시절 몇몇 언론사 사주들과 만났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사윤리강령에 위배되는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 현재 감찰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또 윤 총장이 중앙지검장 재임 당시 한국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수사의뢰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 과정에서 로비로 무마됐다는 의혹이 있다. 당시 윤 총장에게 해당 사건이 보고됐을 거라고 능히 짐작된다”며 “이 부분에 대한 감찰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추 장관은 자신의 수사지휘권 발동도 정당화했다. 그는 “적법했고 필요했고 긴박했다”며 “주요 정치인 수사는 대검 반부패부를 통해 보고하는 게 관례인데 사전보고뿐만 아니라 사후보고도 없었던 게 문제였다. 반면 여당 인사와 관련해서는 반부패부를 통해 보고가 이뤄졌다. 그 부분에 대해 상당히 의심스러운 점이 많아 장관으로서 법에 의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추 장관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폐지로 대형 금융범죄 수사를 막았다는 지적에는 “증권범죄의 포청천으로 알려졌지만 오히려 부패 온상이었다”며 “김봉현 진술에 의하면 강남 술집에서 고액 향응을 받은 검사가 바로 이 사건(라임사태)에 투입돼 복도에서 마주쳤다 놀랐다고 한 게 검찰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했다.

 

한편 여야는 이 날 각각 윤 총장과 추 장관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 50％ 이상이 추 장관에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가 있다”며 해당 자료를 제시하자 추 장관은 “군 복무를 충실히 마친 아들에 대해 언론이 무려 31만건을 보도했다. 무차별 보도하고 여론조사를 한다면 저럴 것이다”며 “의원님도 장관 한 번 해보시라”고 맞받았다.

 

여권은 윤 총장을 정치검사로 규정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가 검찰을 흔드는 건 봤어도 검찰총장이 대선판을 흔드는 건 처음 본다”며 “윤 총장에 대해 (여론조사 기관들이)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도 했다. 윤석열 대망론을 어떻게 봐야 할 지 탄식이 절로 나온다”고 했다. 김진애 의원은 “(윤 총장이) 자리보전을 위해 대통령을 끌어들인다”며 “음험하고 교활하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