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0명 중 46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어느 정도 운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뎌진 방역의식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19일 전문여론조사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와 6~8일 만 18세 이상 전국 거주 1076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2.99%포인트)를 공개했다.

 

연구팀이 5월13~15일 실시한 설문 조사와 비교했을 때 ‘내가 감염되냐 마냐는 어느 정도 운이다’라는 진술에 ‘그렇다’라는 답변은 5월 37.5%에서 11월 46.1%로,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다’는 답변은 38.1%에서 46.8%로 각각 8.6%p, 8.7%p씩 상승했다. ‘아무리 조심해도 누군가가 감염되는 그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진술은 67.8%에서 61.7%로 동의하는 비율이 6.1%p 감소했다.

 

감염이 운이라거나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식의 운명론적 믿음은 젊은층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감염이 운에 달렸다는 답변은 20대 56.6% 30대 51.2% 40대 51.0%로 40대 이하는 절반 이상인 반면 50대는 39.9%, 60대 이상은 37.9%로 40%를 밑돌았다. 연구팀은 연령에 따른 운명론적 믿음의 차이는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고 분석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의 경고가 원론적’이라는 진술에는 49.6%가 그렇다고 답해 4월28일~5월1일 서울 시민 81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40.5%보다 상승했다.

 

유 교수는 “반년 전보다 내 감염은 어느 정도 운이며, 노력으로 감염발생을 막을 수는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가 증가했고 특히 40대 이하 청장년층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며 “최근의 이 연령대의 감염자 비율 증가는 이런 인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과 전문가의 경고를 원론적인 것으로 여기는 인식이 증가한 것은 방역당국의 경고에 국민들이 무뎌지는 경향의 표현일 수 있다”며 “재유행이 임박한 시점에서 위기소통을 정비하고 전략을 강화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홍승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