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생산자물가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추석 연휴 이후에도 고공행진하던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은 영향이다. 또 국제 유가와 반도체 가격도 떨어지면서 생산자물가 증가세가 꺾이게 됐다.

 

20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0년 10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103.42) 대비 0.5% 하락한 102.92로 집계됐다. 6월 이후 9월까지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다 지난달에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경기동향 판단지표, GDP 디플레이터 등으로 이용된다.

 

세부적으로 농림수산품지수의 경우 농산물, 축산물 및 수산물 등이 모두 내려가면서 전월(139.66) 대비 9.6% 하락한 126.23을 기록했다. 올해 △7월 장마 △8월 태풍 △9월 추석 연휴 등으로 농산·축산·수산물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다.

 

한은 관계자는 “9월 태풍·장마와 추석 명절 수요 등으로 생산자 물가가 올랐는데 이런 기저 효과와 함께 10월에는 농수산품 물가가 다소 안정되면서 전체 생산자 물가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공산품 지수도 99.28로 전월(99.40) 대비 0.1% 감소했다. 국제유가와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석탄 및 석유제품’(-3.2%)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0.3%) 등이 하락한 영향이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지수도 전월(96.39) 대비 0.7% 하락한 95.75로 집계됐다. 산업용 도시가스요금이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서비스 지수는 107.06으로 전월(107.01)과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 중 ‘음식점 및 숙박’(0.2%)과 운송(0.2%), 부동산(0.2%) 등은 소폭 상승했다.

 

10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101.16으로 전월(102.20)보다 1.0%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4% 하락했다. 국내공급물가지수는 물가변동의 파급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 등의 생산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지수다.

 

지난달 원재료와 중간재는 국내출하와 수입이 모두 떨어지면서 전월 대비 각각 4.9%, 0.6% 하락했다. 최종재도 자본재와 소비재 등이 감소하면서 지난달보다 1.0% 떨어졌다.

 

총산출 물가지수는 농림수산품과 공산품을 중심으로 전월(101.50) 대비 0.9% 하락한 100.60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102.64) 대비로도 2.1% 하락했다. 총산출 물가지수는 국내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를 말한다.

 

지난달 농심수산품과 공산품은 국내출하와 수출이 모두 내려가면서 전월 보다 각각 9.4%, 0.9% 하락했다.

  

[윤승준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