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가 내세운 尹 직무배제 6가지 이유 "납득하기 어렵다"

언론사주와 부적절한 만남·주요 재판부 판사 불법사찰·채널A 감찰 방해 등 주장
법조계 "구체적 증거없이 확정적인듯 일방적 발표… 건별로 봐도 사유될 수 없어"
尹 “한 점 부끄럼없이 검찰총장 소임 다해… 위법 부당한 처분에 법적 대응할 것”

조성우 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1-25 14:03:00

▲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6가지 사유를 들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배제 등의 결정을 취한데 대해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가지 사유를 들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배제와 징계 청구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6가지 혐의가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추 장관은 24일 서울고검 기자실을 찾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언론사주와 부절적한 만남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감찰 관련 정보 외부 유출 △검찰총장의로서 정치적 중립 훼손 및 위엄, 신망 손상 △감찰대상자로서 협조의 의무 위반 및 방해를 이유로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이 주장한 6가지 사유가 윤 총장의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 사유가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언론사주와의 부절적한 만남에 대해 추 장관은 검사윤리 강령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일은 윤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기 전의 일이며 언론사 사주는 사건 관계인이 아닌 대주주였다. 또 윤 총장과 독대를 한 것이 아닌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만난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상관이었던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만남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특히 추 장관은 ‘부적절한' 만남이라고 주장했지만 어떤 부분에서 부적절한지 언급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2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을 통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를 불법 사찰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주요 판결 및 개인사를 대검 반부패강력부로 넘기도록 지시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검 측은 추 장관이 주장한 불법사찰은 비약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과 법조인대관 등을 통해 파악하고 있는 재판부에 대한 참고자료를 반부패강력부에 보내 공소 유지를 도운 취지라는 것이다. 또 불법사찰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재판 결과 및 개인사 등은 포털사이트를 검색해도 나오는 정보라서 불법사찰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채널A 사건 및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감찰을 진행하는 것을 윤 총장이 사실상 가로막아 직무상 의무를 저버렸다고도 주장했으며 한 전 총리의 감찰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실로 이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윤 총장의 사건 배당 이전에 감찰부에서 감찰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 채널A 사건의 경우 의혹만 많았을 뿐 결국 드러난 것이 없는 사건이기 때문에 이를 윤 총장의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 대검 감찰부가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을 감찰하려 하자 윤 총장이 휴가 중에 이를 외부에 유출시켰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어떤 방식, 경로를 통해 감찰자료가 유출됐다고 밝히지 못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를 능동적으로 제지하지 않아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적이 없다.

아울러 추 장관은 16일부터 19일까지 법무부 감찰관실의 대면 감찰을 윤 총장이 사실상 거부해 법무부 감찰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면 감찰 당시 법무부는 사전 통보 없이 평검사들을 대검에 보냈다. 또 대검은 서면 질의를 보내면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밝히며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의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 사유가 된 6가지 사항이 법적 다툼 소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당사자를 조사하지 않은 채 6가지 사유를 사실처럼 발표한 것이 법무부의 일방적 입장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총장 역시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윤 총장은 “한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며 “위법 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이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