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4대그룹 정기 임원인사…‘안정 속 변화’ 무게

‘22년차 LG맨’ 황현식 사장…온화한 리더십·모바일 사업성과 주목
잇따른 사법리스크 악재 이재용 뉴 삼성, 인사 일정 연기 가능성 ↑
정의선 취임 후 첫 연말 인사…모빌리티 혁명 위한 소규모 인사 전망

이창현 기자(ch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1-26 14:58:09

▲LG그룹을 필두로 주요 4대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 시즌에 본격 돌입하면서 재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주요 4대그룹. ⓒ스카이데일리

LG그룹을 필두로 주요 4대 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 시즌에 돌입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 사장에 황현식 컨슈머사업총괄사장을 선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경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하현회 대표는 용퇴를 결정하고, 그 자리에 황 사장을 추천했다. 급변하는 통신·미디어 시장 환경에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성공리에 완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선임 배경이다.

LG유플러스 내부에서 성장한 인물이 CEO가 된 사례는 황 사장이 처음이다. 황 사장은 1999년 LG텔레콤에 입사해 강남사업부장, 영업전략담당 등을 역임하며 B2C 영업 및 영업 전략을 두루 경험한 바 있다. 이후 ㈜LG 통신서비스팀을 거쳐 2014년에 다시 LG유플러스에 합류했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20여 년의 풍부한 통신 사업 경험과 온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룹 안팎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그룹을 시작으로 나머지 대기업도 속속 정기 임원 인사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여파로 정기 임원 인사와 방향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통상적으로 삼성은 12월 첫째 주 목요일에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이어 후속임원 인사 명단을 공개해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해엔 미뤄졌던 전례도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연루 후유증으로 이듬해 상반기로 연기된 바 있다. 또한 2017년과 2018년에는 그동안 전 계열사가 동시에 이뤄진 인사가 전자·금융·물산 등 분야별로 나눠서 실시했고 지난해에도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등의 여파로 다시 해를 넘겨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월20일에야 단행됐다.

삼성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 부회장의 승진 여부다. 내부에선 이 부회장이 이미 삼성그룹 총수인 데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에서도 재판 중에 승진을 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 있는 만큼 당분간 부회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부회장 스스로 회장직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14일 정의선 회장의 취임 이후 연말 인사가 처음 진행돼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은 연말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정 회장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모빌리티 혁명`에 관한 메시지는 소규모 인사를 통해서라도 어떻게든 드러낼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 시기는 이달 말보다는 다음 달이 유력하다.

12월 초로 예정된 SK그룹 정기 임원 인사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경영진은 유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한 조대식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임기(2년)가 올해로 끝인 만큼, 3연임을 할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 동안 이 같은 사례는 없었지만 조 의장이 인수합병한 실트론·머티리얼즈 등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3연임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