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지구시민봉사활동을 갔는데 한국과 뉴질랜드의 자연환경의 차이가 크게 느껴졌어요. 특히 한국에서 늘상 느끼던 미세먼지를 뉴질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고 그 밖에도 뉴질랜드의 자연환경에 감탄했죠. 그런데 심각한 쓰레기 무단 투기를 목격했고 자연친화적인 뉴질랜드에도 제가 모르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지구시민연합 청년단체 ‘지지배’의 홍다경 대표는 자신이 뉴질랜드에 봉사활동을 다녀온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때 홍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부터 지구를 살리기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결심했고 2017년부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음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쓰레기 분리 배출 문제도 심각해졌다. 많은 사람이 막연하게 느끼는 쓰레기 문제를 ‘지지배’는 구체적으로 그 심각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수은주가 급격히 떨어진 12월의 어느 날 오후, 지구를 살리기 위해 뜻을 모은 지지배의 홍다경 대표(24)와 활동가 전재윤 씨(23)를 용산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전 씨는 학교 선배인 홍 대표가 운영하는 지지배 환경부스 행사에 참가했고 그때부터 주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지지배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가 이사를 간 집 근처 하천에 악취가 날 정도로 많은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어요.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꼈지만 다들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오랜 시간 방치가 돼 있었죠. 저는 ‘내가 먼저 시작하자’라는 마음으로 ‘하천 정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때부터 홍다경 대표와 함께 활동하게 됐어요.”

 

2017년 활동을 시작한 지지배는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라는 뜻으로 2019년 지구시민연합의 청년팀에 귀속돼 현재까지 활동을 하고 있다. 지지배는 청년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그린 크리에이터 지역 인재 양성 사업으로 자신의 삶에서 지구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고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지배에서는 크게 그린레인저, 그린버스터즈 랩, 그린아티스트 세 가지 활동을 하고 있어요. 먼저 그린레인저는 깨끗한 환경을 위해 강연 또는 박람회 부스 활동을 하는 교육 캠페인 활동이에요. 그린버스터즈 랩에서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2018년에는 ‘대학생 교육기부단’에 선정돼 12회차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고 작년엔 ‘페트병 라벨지 개선’ 환경부 공청회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마지막으로는 환경 콘텐츠를 제작하는 그린아티스트 활동인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죠.”

 

지지배는 2019년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쓰레기 문제를 담은 뮤직비디오 제작을 위한 모금을 기획했다. 2주간의 모금기간 내에 목표치인 300만원 달성에 성공했고 약 6개월 동안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클린 어스 프로젝트(Clean Earth Project)’의 첫 번째 활동인 뮤직비디오 제작은 환경문제를 음악과 예술로 보여주기 위해 제작됐다. 홍 대표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서 국내에 존재하는 쓰레기산을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쓰레기산’이 전국에 235곳이 넘어요. 이를 알리기 위해 쓰레기산을 배경으로 ‘Enlighten’을 제작하게 됐고 김영흠 가수님이 노래를 불러주셨어요. 뮤직비디오 제작 후 많은 분이 쓰레기산의 존재를 알게 됐다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뮤직비디오 제작 외에도 홍 대표는 지지배에선 색다른 방식으로 환경 문제를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제주해녀문화연구원과 협업해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스윔픽’ 프로젝트 등의 활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스킨스쿠버를 통해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스윔픽’ 그리고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특히 제가 바닷속 쓰레기를 유튜브로 공개하자 많은 분이 보이지 않는 곳에 쓰레기가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죠. 스킨스쿠버와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 결합한 스윔픽을 알리는 동시에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많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어요.”

 

 

지지배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전재윤 씨는 2020년에 지지배 활동을 시작한 사람이 많이 늘었다며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면서 급증한 쓰레기 문제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강조했다.

 

“2020년에 정말 많은 사람이 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활동을 시작한 사람도 많이 늘었어요. 이는 환경문제가 그만큼 심각해졌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아요.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배달음식 수요 급증으로 쓰레기 처리 문제가 심각해졌어요. 버린 쓰레기들의 자원 활용 가치도 떨어지고 쓰레기장에서 종사하시는 분들도 매번 걱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에요. 게다가 지난 여름에는 정말 긴 장마가 있었고 미국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었는데, 이렇듯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었던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전 씨는 지지배를 통해 지구환경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누구나 동참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문제가 비단 한국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고 전 지구적인 문제인 만큼 세계 각국에 효율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인에게 현재 지구가 처한 상황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지지배에서는 콘텐츠 제작에 힘쓸 예정이에요. 콘텐츠는 시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어서죠.”

 

홍 대표 역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아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단기간에 성과를 확인할 수 없는 것도 환경 운동의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단지 하루 마음먹고 죽기살기로 환경을 바꾸겠다고 노력한다고 해서 바뀌지 않아요. 환경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실 지지배 활동을 하면서 성과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가장 막막해요. 지구 환경이 파괴된 세월을 생각한다면 반대로 되살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전 씨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당장 성과가 눈에 보이는 활동이 아닌 만큼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경계하면서 진정성 있는 정부의 장기적인 환경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2021년 계획에 대해 홍 대표는 환경보호를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할 수 있는 행사나 환경 교육을 기획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독자들에게 ‘나부터 실천하자’는 당부의 말로 여운을 남겼다.

 

“지지배를 홍보하기 위해서 지금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을 통해 환경교육자료를 올리고 있어요. 그리고 유튜브로는 저희가 진행 중인 캠페인이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친환경 제품을 리뷰하거나 환경문화예술콘텐츠를 제작해서 업로드 하고 있죠. 앞으로도 지지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에요.”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누군가가 하겠지’가 아닌 ‘나부터가 바뀌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환경 문제는 고민과 생각만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환경은 나의 삶과 직결한 문제임을 깨닫고 ‘오늘부터’라는 생각으로 실천해나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