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0대 기업 매출이 지난 2018년 처음 1500조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매출 1조 클럽에 가입된 기업은 209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부터 19년 연속으로 국내 기업 중 매출 왕좌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국내 재계의 성과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996년~2019년 국내 1000대 기업 매출 외형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대상 1000대 기업은 상장사 기준이다. 매출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6년 당시 국내 1000대 기업 매출 규모는 390조원이었다. 12년이 지난 2008년 1196조원을 기록하며 매출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2010년 1328조원 2011년 1418조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1년 이후 매출 1500조원에 도달하기 까지는 7년의 시간이 걸렸다. 1000대 기업 매출은 2017년 1492조원을 기록했고 이듬해 1537조원에 도달했다.

 

다만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1508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하락한 상황에서 지난해엔 코로나19 상황을 맞았다. 2020년 매출은 업종에 따른 매출 변동 편차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한국CXO연구소의 설명이다.

 

1996년부터 2019년 사이 국내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원이 넘는 ‘매출 1조 클럽’에 가입된 숫자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9년이다. 당시 매출 1조 클럽에는 209곳이 포함됐다. 1000대 기업 전체 매출이 가장 컸던 2018년 1조 클럽에 가입한 199곳 보다 10곳 많은 숫자다.

 

2019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209곳의 매출 규모는 1273조원이다. 당시 1000대 기업 전체 매출의 84.4%에 해당한다.

 

지난 1996년 당시만 해도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원이 넘는 곳은 69곳에 불과했다. 이후 2002년에 117곳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곳을 돌파했다. 2009년에는 150곳을 넘었다.

 

매출 10조원이 넘는 ‘매출 10조 클럽’ 기업 숫자는 2017년 37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2018년과 2019년 매출 10조 클럽은 각각 35곳, 32곳으로 지난 2017년 이후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편 ‘대한민국 재계 1위’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 매출 최고 선두주자에 처음 등극했다. 이후 2019년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2018년 삼성전자가 기록한 매출액은 동기간 1000대 기업 중 매출 300위부터 1000위까지 700곳을 합산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당시 연결 기준으로 삼성전자 매출은 243조원이었다.

 

2020년에도 국내 기업 중 매출 1위가 확실하기 때문에 지난해 시점까지 포함하면 19년째 매출 왕좌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236조2600억원, 영업이익 35조9500억원 등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매출 상위 10위 기업의 비중은 2017년 30.8%, 2018년 31.5%, 2019년 30.3% 등으로 30%를 넘었다. 국내 1000대 기업 중 매출 상위 10개 기업의 외형 덩치가 30% 정도나 차지할 정도로 대기업 쏠림 현상이 강했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향후 대한민국 경제 부흥의 신(新)르네상스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산업들을 선도적으로 개척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실현하려면 기업의 기술 개발 노력 못지않게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규제 정비 마련도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속하게 시장이 바뀌는 환경 속에서 과거의 낡은 규제 등으로 새로운 산업에 대한 속도를 내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