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앞으로 디젤 엔진을 신규 개발하지 않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탈디젤’을 선언하는 가운데 현재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친환경차 플랜을 실현하기 위해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엔진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 연구 인력을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주도로 가솔린, 디젤로 나눠져 있던 남양연구소 내 파워트레인 연구조직이 통합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에 현대차는 지금까지 개발 완료한 엔진에 대해 일부 개량형만 추가하고 신규 디젤 엔진은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연구 인력 재배치에 맞춰 신규 디젤 엔진 개발을 지난해 말부터 중단했다. 그러나 디젤 차량 생산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투싼, 스포티지, 싼타페, 쏘렌토 등 SUV에서 디젤 엔진이 탑재된 모델을 주력으로 판매해 왔다.

디젤과 달리 가솔린의 신형 엔진은 지속 개발한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차종에도 가솔린 엔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현대차가 신규 디젤 엔진 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친환경차 차종을 늘리고 목표한 판매 대수를 달성하려면 내연기관차가 아닌 친환경차의 파워트레인의 신규 연구개발이 활성화돼야 해서다.

또 디젤 엔진의 경우 유럽의 환경 규제를 충족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23종으로 늘리고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용차 라인업도 전기차·수소차 등 17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2025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1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도 디젤 엔진 개발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볼보는 디젤 엔진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모든 라인업을 하이브리드, PHEV 차량으로 대체키로 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내년 디젤 승용차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고 토요타와 닛산, 혼다 등도 디젤 모델을 퇴출하는 중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달 10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40년부터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순수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전동화 차량만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