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이익공유제’(이익공유제) 도입 추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경제계 안팎에서는 이익공유제 논의로 인해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정치권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17일 ‘이익공유제의 5가지 쟁점’ 자료를 발표하며 이익공유제가 기업의 혁신과 성장유인을 약화시킨다고 강조했다. 이익공유제란 코로나로 이익을 본 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기여해 피해가 큰 쪽을 돕는 제도를 말한다.

 

전경련은 5가지 쟁점으로 △이익산정의 불명확성 △주주의 재산권 침해 △경영진의 사법적 처벌 가능성 △외국기업과의 형평성 우려 △성장유인 약화 등을 꼽았다.

 

먼저 ‘이익산정의 불명확성’에 대해 전경련은 “코로나 이익공유제의 당위성은 코로나로 인한 이익 증가가 명확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며 “하지만 코로나에 따른 기업의 성과를 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손익은 코로나라는 상황 외에 세계 경기, 제품의 경쟁력, 마케팅 역량, 시장 트랜드 변화, 업황, 환율 등 다양한 요인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경련은 “코로나와 연관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익 공유의 대상으로 반도체·가전 대기업과 카카오·배달의 민족 등 플랫폼·비대면 기업이 거론되고 있지만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설비 투자, 연구개발이 선행되지 않았다면 코로나로 인한 수혜를 보기 전에 경쟁에서 도태됐을 것이다”며 “플랫폼의 안정화를 위해 과거 투자를 지속해 적자를 감수해 온 기간은 무시한 채 코로나 특수만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음으로 ‘주주의 재산권 침해’와 관련해 “이미 상생협력법에 근거를 두고 대기업이 널리 시행하고 있는 성과공유제는 신제품 개발,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등 대기업과 협력기업의 공동협력으로 인한 성과를 나누는 제도다”며 “반면 이익공유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득을 보는 대기업·비대면·플랫폼 기업의 이익을 피해를 보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공유하는 개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주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기업활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잔여수익을 청구할 수 있는 주체다”면서 “배당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업이익의 일부가 해당 기업과 관련 없는 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경우 주주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다중대표소송제, 소수주주권 강화 등 기업의 원활한 경영을 어렵게 하는 제도들이 다수 도입된 상황에서 기업의 추가적인 소송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의 사법적 처벌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선한 의도라도 기업의 이익을 임의로 나눌 경우 경영진은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며 “실제 대법원 판례에서는 이사가 기부행위를 결의할 때, 기부금 성격, 회사 목적과 공익에 미치는 영향, 액수의 상당성, 회사와 기부상대방의 관계 등의 조건 모두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으면 관리자 의무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경련은 ‘외국 기업과의 형평성 우려’와 관련해 “이익공유제는 국제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어 넷플릭스 등 외국기업은 빼고 국내 기업에게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 기업과의 역차별 가능성이 상존하고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국내 기업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국내 업계는 광고비 환원, 수수료 감면, 기술지원 등 자율적으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등과의 상생활동을 추진해 왔다”며 “추가로 이익공유제를 추진할 경우 국내기업에 한정된 준조세처럼 작용해 외국 기업과 다른 출발선에서 경쟁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성장유인 약화’와 관련해 전경련은 “강제적 이익 환수 방식은 기업의 이윤추구 동기를 위축시킨다”며 “반시장적 이익배분 방식은 기업의 혁신활동 등 경제의 활력을 꺾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존에 자율적으로 추진해 오던 상생활동이 위축되거나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일률적인 방식으로 트레이드 오프(Trade-off·거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