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체육 업계는 정부 코로나 방역 대책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지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1년 중의 절반 가까이 영업을 하지 못한 피트니스 업계는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심지어 대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던 한 50대 관장이 새해 첫날 숨진 채 발견돼 국민적 안타까움을 샀다.

 

오재균 청년피티 대표는 “방역당국이 헬스장을 콕 집어 ‘고위험시설’이라고 밝혀 공포 심리를 심어버리니 환불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며 “법인지점 3개, 개인지점 1개 등 총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월 고정비가 최소 5000만원 이상 나간다. 그런데 형평성 없이 300만원만 지급됐다. 국가 재정 내에서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이해하지만 현장의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융통성 없는 대책이다”고 꼬집었다.

 

트레이너 부부라고 밝힌 정유진 씨(28·여)는 “트레이너는 1:1 수업으로 발생하는 수입이 대부분인데 12월 7일 이후로 지금까지 일이 없어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배송업체에 일용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얼마 전 결혼해서 가뜩이나 지출될 부분이 많은데 부부가 한번에 수입이 끊겨버리고 3차 지원금도 50만원뿐이라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내체육 시설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경기도에서 검도장을 운영하는 서동희 관장은 “모든 학원이 그렇듯 전월에 다음 달 회비를 선납하는데 정부의 방역 조치로 인해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며 “11월에 선납된 12월 회비는 63만원(11월 대비 88%↓), 올해 1월 등록 회원 선납금은 55만원(11월 대비 90%↓) 등에 불과했다”고 토로했다.

 

서 관장은 매출급감으로 학원 운영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긴 했지만 턱없는 수준에 그치는 데다 수익을 담보할 만한 실효성 있는 대책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는 “매달 고정비로 400만원 이상이 지출된다. 재난지원금으로는 턱도 없다. 그간 발생한 손해는커녕 당장 이달도 넘기지 못하는 수준이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 300만원은 사실상 ‘밥이나 사먹어라’라는 의미의 위로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정부가 ‘우리 말 잘 들었으니 300만원 주겠다. 앞으로도 말 잘 들어라’는 뜻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300만원을 거꾸로 정부에 낼 테니 앞으로 우리가 철저히 방역을 하도록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교육계의 상황도 열악하다. 집합금지 조치로 인해 학원을 찾는 아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대부분의 학원은 당장 은행 이자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융자를 받아 피아노 학원을 개업했다는 김주봉 씨는 “예체능 학원의 경우 한 달만 쉬어버려도 아이들이 이탈하기 때문에 다시 학원에 불러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재난지원금 받아 월세내면 되겠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월세보다 무서운 게 은행 이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학원 입장에서는 교육청의 감시가 더 두렵다. 지난해 2월부터 5월 초까지 매일 와서 감시하듯 방문했는데 이건 학원 문 닫으라는 얘기다”며 “이렇게 감시하고 압박하니 당연히 학원 문을 열 수도 없다. 재난지원금 300만원은 누구에겐 혹하는 금액이겠지만 우리에겐 사실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에서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는 김형원 씨(가명)는 “재난지원금이고 뭐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해 2월 상인들을 만나 ‘손님 적어 편하시겠다’는 망언을 한 것을 잊을 수 없다”며 “그러다가 최근에는 자영업자들을 위한다며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서 분노했다”고 말했다.

공연·예술계는 타 업계에 비해 관심이 덜했으나 마찬가지로 코로나로 인해 막심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관객을 두 칸씩 띄어 앉혀 공연을 한다고 해도 배우의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예술계의 경우 개개인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지원 자격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있고 지원 이유를 일일이 소명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혹여 지원을 받더라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이들의 생계는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순태 인연극단 대표는 “지금 연극계는 난리다. 정부정책에 따라 예술인들이 협조를 해왔지만 코로나 대책이 이렇다 할 결과 없이 너무 길어지니 감당하기가 힘들다”며 “특히 배우들은 공연뿐만 아니라 행사, 무대작업, 방송촬영 등을 하면서 수입을 만드는데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활동이 사라졌다. 일거리가 전혀 없는데 지원금 50만원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이어 “두 칸씩 띄어 앉아야 하는 지침 때문에 공연을 한다고 해도 주연배우의 인건비도 안 나오는데 무슨 공연을 할 수 있겠나”라며 “이러한 상황을 만든 정부에게 적절한 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업계가 정상화될 수 있게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제 철학이 없는 그들의 재난지원금 지급 목적은 재집권일 뿐이다. 국민이 망가지거나 말거나 관심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선한 목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고 일침을 가했다.

 

조 교수는 또 “아무런 조사 없이 일괄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버리니 돈을 쓰면서도 욕을 먹는 것이다”며 “공무원들이 사전에 업태별, 규모별, 업장 개수 등을 미리 조사하고 분야별로 세부적 구분을 한 뒤 자영업자들이 처한 상황에 맞게 지급돼야 하는 게 상식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