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의 모진 한파 같은 추위가 몰아닥친 9일 오전 스카이데일리는 나 후보와의 인터뷰를 위해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 소재한 선거캠프를 방문했다. 촬영 장비 설치를 위해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지만 나 후보 역시 스카이데일리 일행을 맞이하기 위해 먼저 현장에서 대기 중이었다.

 

살가운 인사를 건네며 일행을 반갑게 맞이한 ‘엄마 나경원’은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혹여 약속시간에 늦을까 봐 발걸음을 서두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성, 평범한 주부, 평범한 시민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인터뷰를 시작한 후 서울시의 주요 현안과 문제 해법을 묻는 질문을 대할 때는 흡사 본인의 자녀 문제를 대하듯 사뭇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웃의 어려움을 나 몰라라하지 않고 자기 일처럼 나서서 챙기는 ‘인정 많고 씩씩한 동네 언니’ 같은 모습을 지닌 나 후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카이데일리는 그가 구상하는 미래의 서울상(像)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아이돌보미 인증제’ 등 그동안 언론에 거의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공약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의 불평등 해소 첫걸음은 동등한 교육기회 부여… 서울 25개구를 전부 8학군처럼”

 

Q. 현재 서울시의회가 대부분 여당 소속 시의원들로 채워져 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101석인 반면 국민의힘은 6석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서울시 교섭단체는 민주당뿐이다. 서울시 25명의 구청장 중 민주당 출신 구청장도 24명이나 되는 상황이다. 이에 예산이나 서울시 주요 현안에 있어서 야당 시장 뜻대로 결정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시정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는지.

 

A. “서울시장 자리는 어떻게 보면 정치력이 필요한 자리예요. 시의원들과 잘 협업해서 좋은 서울시를 만들어가야 하기에 정치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적임자죠. 실질적으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은 6명밖에 없어요. 그러나 시민을 위한 시정이라면 (여당) 시의원들도 흔쾌히 동의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서울시의회뿐만 아니라 국회, 정부, 글로벌네트워크 등이 필요해요. 그런 부분에 있어 저의 오랜 정치경험은 타 후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 봐요.”

 

Q. 문재인정부의 공무원 증원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공무원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임기제공무원이 크게 증가했다. 임기제공무원은 전문지식이나 특수기술 등이 요구되는 업무 담당이 당초 기용 목적이지만 단체장이 사실상 임의로 채용할 수 있는 자리다.

 

여론 안팎에선 보은·코드인사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팽배한 상황이다. 대표적 보은·코드인사로 꼽히는 게 박 전 시장 시절의 소위 ‘6층 사람들’이다. 서울시장이 되시면 시청 6층을 성범죄 대책마련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A. “박 전 시장 시절 임기제공무원은 사실은 어떻게 보면 패거리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저는 6층 집무실을 안 쓰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첫 번째는 이번 보궐선거의 계기가 된 (박 전 시장) 성비위 사건을 상징하는 곳이라서 안 쓰겠다는 의미예요. 두 번째는 6층 사람들이 무소불위 점령군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패거리문화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이를 청산한다는 취지에서 6층을 아예 쓰지 않기로 한 거예요.”

 

 

학부모들 사이에선 혁신학교가 아닌 유명 학군의 학습 시스템을 서울 전체로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즉, 서울 전체를 ‘8학군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인데 과거 종로에 있던 경기고등학교를 강남으로 내려 보낸 것처럼 주요 학교의 거점 이전도 대안일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혁신학교 등 교육갈등 해소를 위한 나 후보만의 구상이 따로 있는지.

 

A. “저는 ‘25개구 25개 우수학군’ 프로젝트를 말씀드린 바 있어요. 사실상 서울 강남·북 격차 핵심 중 하나는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자녀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은 게 모든 부모의 당연한 심정이죠. 교육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부의 불평등 등을 해소하는 것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25개 구에서 25개 우수학군을 조성하겠다는 게 저의 공약이에요. 25개 우수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이죠. 제가 당선된다면 시장으로서 교육 재정·예산 편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프로젝트는 충분히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또 하나의 공약은 글로벌커뮤니티센터를 각 구별로 설치해서 월 2만~3만원이면 충분한 원어민 외국어 교육을 받도록 하겠어요. 서울시에는 줄줄 새는 돈이 너무 많아요. 실질적으로 써야 할 곳에 안 쓰고 새는 돈이 많기에 그것만 줄여도 충분히 재원 확보가 가능하죠.“

 

“정치편향적 교육도 해결할 생각이에요. 공약 이름은 ‘서울교육대혁명’이죠. (서울교육청이) 혁신학교 등을 중점적으로 밀어줬는데 사실 혁신학교 기피 움직임이 더 많아요.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도 반대하죠. 잘못된 교육 정책이 오히려 아이들을 (학업 수준을) 하향평준화하고 우수한 교육기회를 빼앗고 있기에 바로잡을 수 있도록 교육대혁명을 하려 해요.”

 

“꼬일 대로 꼬인 부동산규제… 최대한 민간공급, 공공주택은 ‘질’ 최우선 고려”

 

Q. 우리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현안으로 넘어가겠다. 최근 정부가 기존 수요억제에 치중했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꿔 2·4 부동산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공공 주도 개발을 골자로 하고 있어 여전히 정부 개입 최소화가 해법이라는 전문가들 주장과 대치된다. 결국 피해는 노후주택에 사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과 관련된 대책은 무엇인지.

 

A. “전문가들 의견에 동의해요. 현재 꼬일 대로 꼬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축을 설정해야 하죠. 한 축은 민간이 부동산을 공급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에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부터 용적률 상향조정, 층고제한 완화 등 시장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야 하죠.”

 

“다른 한 축은 정말 집을 사기 어려운 분들을 위한 지자체의 현실적인 지원이죠.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은 현실성이 크게 떨어져요. 시민들도 공급을 확대하겠다면서 공공 주도를 고수하는 정부 방침에 혀를 내두르죠. 서울시만 해도 관 주도로 공급을 확대한다면서 실질적 택지는 거의 전부가 민간택지를 얘기하고 있어요. 국민의 사유재산을 정부 뜻대로 개발한다는 건 위헌적인 소지가 다분해요.”

 

“저는 공공임대주택을 다양화하되 퀄리티 등을 강화해서 실질적으로 공공임대주택에서 정주(定住)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해요. 집을 사고는 싶은데 어려운 분들을 위해 토지임대부 주택을 1년에 1만호씩 공급할 계획이죠. 토지임대부 주택에 들어가는 분들은 청년과 신혼부부가 될 것이고 그 분들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최대 1억1700만원 상당의 이자를 지원하려 해요.”

 

Q. 집을 가진 이들은 죄인이 됐다. 그저 열심히 살기만 했던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세금 폭탄에 집을 팔고 정든 서울을 떠나고 싶다고 하소연한다. 공시지가는 조세형평성이라는 미명 아래 매년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 정부·여당은 힘들면 집을 팔라는 식이다. 이에 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시(戰時) 상황이라고 하면서 세금은 점점 더 많이 걷어간다는 원성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시 차원에서 부동산 관련 세금을 인하할 방안이 있는지.

 

A. “저는 서민 감세를 얘기했어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약 9억원에 달하고 있어요. 결국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정부는)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겠다는 이유로 빠르게 공시가격을 인상하고 있죠. 실질적으로 재산세도 늘리고 거래세도 늘리는 형태는 전 세계에 유례가 없어요. 공시가격 증가는 건강보험료 부담도 키우죠.”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9억원을 넘었기에 재산세를 깎아주는 것을 부자감세라고 치부하는 것은 정말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에요. 이제는 서민감세가 됐죠. 고가아파트 가격 기준을 12억원으로 늘리고 60세 이상 시민들에겐 재산세를 감면해 70세가 되면 현재의 50%만 내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에요.”

 

“청년·여성 일자리 갈증해소 위한 대책 강구…기업이 일자리 만드는 환경부터 조성”

 

 

A. “서울형 뉴딜일자리의 사업 목적과 같이 민간에 전문적인 일 경험을 제공하고 직무교육과 취·창업 지원을 통한 양질의 민간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그러나 현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성과내기에 급급한 단기공공일자리 양산 위주 정책만 펼치고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은 각종 규제로 가로막아 왔죠.”

 

“저는 앞서 일자리 공약 1탄에서 그동안 서울에 없었던 규제자유특구를 신설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지원하는 등 규제를 혁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요. 인턴십 확대, 신성장 산업 중심 맞춤형 교육 제공, 서울형 일자리 연계 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민간이 자유롭게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에요.”

 

Q.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양한 애로사항을 호소하는데 서울시 일선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타트업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가 속도인데 공무원 조직 특유의 폐쇄성과 보신주의 때문에 빠른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A. “창업해서 성공하신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정말 대한민국은 사업하기 참 힘든 곳이라는 말씀을 하세요. 사람을 하나 뽑아 쓰려고 해도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엄청나게 많고 각종 인·허가 문제로 발품 팔기에 바쁘다고 하죠. 정말 해야 할 연구와 기술 혁신에 쓸 시간을 공무원과 씨름하는 데 허비하는 것이죠.”

 

“서울시장이 된다면 창업인들의 규제 부담을 대폭 줄이겠어요. 또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융자지원 제도도 적극 검토하겠어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기관별로, 부서별로 흩어져 있다는 민원이 있는데 이를 일원화하고 절차를 신속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에요.”

 

Q. 여성 일자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에 양성평등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특히 육아 등에 따른 경력단절 문제는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는데 여성 일자리, 특히 경력단절여성들의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A. “먼저 육아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만 0세부터 5세까지의 양육 수당을 월 20만원씩 별도로 지급할 계획이에요. 또 ‘서울형 아이돌보미 인증제’를 도입해 민간 베이비시터의 자격 기준을 확립, 안심하고 베이비시터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하겠어요.”

 

“서울형 보육 어시스턴트 프로그램을 신설해 경력단절여성을 대거 채용한 뒤 유치원, 보유시설에 파견함으로써 보육 서비스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경력단절여성의 실업난도 해소할 계획이예요. 대기업과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경력단절여성 아카데미를 운영함으로써 안정적인 직장 복귀도 지원할 예정이죠.”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