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트로트 계의 여왕이 되고 싶어요”

통기타 가수·뮤지컬 배우·연극배우 출신이 모인 3인방 걸그룹

정동현 기자(dhje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2-19 00:05:54

▲큐오티는 2017년 결성된 트로트 걸그룹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막내 예지, 리더 써니, 보컬 가현. [사진=황정아 기자] ⓒ스카이데일리

“요즘 트로트가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트로트는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는 따뜻한 감성의 음악으로 늘 우리 곁에 있어왔죠.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음악이라는 점이 바로 트로트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편안한 친구 같기도 하고 또 엄마처럼 평소엔 가까이 있어서 소중함을 모르다가 어느 순간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그런 음악인 것 같아요.”

트로트의 열풍이 가히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인기가 한창이다. 이런 시류를 타고 새삼 주목을 받는 트로트 걸그룹이 있어 스카이데일리가 만나봤다. 2월 어느 오후 오류동에 위치한 한 연습실을 찾았을 때 그들은 한겨울 추위가 무색하게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바로 트로트 걸그룹 큐오티의 멤버들이다.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써니 씨를 비롯해 막내 예지 씨, 보컬 가현 씨가 반갑게 기자 일행을 맞이했고 2시간 가량 자신들이 사랑하는 음악과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우선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써니 씨에게 ‘큐오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고 청했다.

“큐오티는 ‘퀸 오브 트롯(Queen Of Trot)’이라는 이름에서 첫 글자 Q, O, T를 따와서 만들어진 이름이에요. 트로트 계의 여왕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이죠. 2017년에 결성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어요. 저를 포함한 멤버들 모두 가수로 활동하기 전 뮤지컬, 연극, 영화에서 활동했었어요. 저는 가수로 활동을 하긴 했지만 트로트 분야는 잘 몰라서 처음에는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었어요. 그 당시에 혜은이, 윤복희, 김추자 선배님과 같은 분들을 저희 롤 모델로 삼고 지금까지 선배님들의 음악 듣고 따라 부르면서 실력을 키우고 있죠.”

큐오티는 리더인 메인 보컬 써니(하선경)와 예지(김은정), 가현(박가현)으로 구성된 3인조 여성 트로트그룹이다. 연극영화 전공, 뮤지컬배우, 영화배우, 치어리더, 연극강사, 라이브 포크싱어, CF모델 등으로 활약해 온 전방위 실력파 아티스트 3인방이 뭉쳤다. 팀의 리더인 써니 씨가 음악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에 봉사활동 막내로 참여하면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통기타를 하면서 심장병 어린이 돕기와 같은 자선 거리 공연을 하기도 했죠. 이후 대학을 연극영화과로 진학했고 20대 때는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평일 오전이나 오후에는 뮤지컬 공연을 위한 연습을 했고 공연이 없는 저녁 시간에는 카페에서 제가 잘하는 통기타 공연을 했었죠. 트로트는 제가 처음 도전한 장르여서 트로트만의 창법이라거나 분위기를 익히는 것이 낯설어서 좀 힘들었어요. 이제는 4년 넘게 활동하면서 많이 부르니까 차츰 내공이 쌓이면서 트로트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됐어요.”

2017년 결성된 여성 트롯트 그룹 ‘큐오티’…지역축제, ‘행사의 여왕’으로 불려

▲‘큐오티’ 멤버들은 좋아하는 자신들의 노래로 ‘하트 송’, ‘오 그대’, ‘벚꽃피는 벗’을 꼽았다. 사진 위쪽은 리더 써니, 시계방향으로 예지, 가현. ⓒ스카이데일리

써니 씨는 2000년대 초반에는 포크, 댄스와 같은 장르를 섭렵해 중국에서 투어 공연 활동을 한 경력이 있었고, 이후 뮤지컬 ‘브로드웨이42번가’ ‘밑바닥에서’ ‘신데렐라’ ‘피터팬’에 출연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지금의 팀 ‘큐오티’의 리더이자 보컬로 활동하면서 팀의 노래와 춤을 잘 소화하는 만능 가수이다.

팀의 막내 예지 씨는 안무를 담당한다. 그는 뮤지컬 배우와 연극에서 활동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기회가 닿는 대로 다양한 활동을 한 것이 지금에 와서는 그룹의 안무를 맡게 됐다며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면 나중에는 훌륭한 자산이 된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는 뮤지컬 전공을 하고 연극 공연도 하면서 극단생활을 오랜 기간을 했어요. 생계 유지를 위해 치어리더 활동을 하기도 했죠. 축구에서 행사 치어리더를 하기도 했고 학교체육대회에 가서 응원하는 치어리더 활동도 많이 했어요. 또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제가 했던 전공을 살려서 뮤지컬 연기 수업을 맡아서 가르치고 안무 감독도 했어요. 고등학교 영어 드라마에서 연기와 안무지도를 하기도 했죠. 지금은 저희 팀 노래를 살리기 위해 안무를 짜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어요. 큐오티의 안무는 대부분 저의 작품이죠.”

지난해 1월부터 큐오티에 새로 합류한 멤버 가현은 세련된 외모와 8등신의 늘씬한 몸매와 연기력을 겸비한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깡패와 소녀’에서 주인공 소녀의 못된 엄마인 악역 고혜란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현 씨는 팀의 패션 리더로 뛰어난 스타일리스트 감각과 센스있는 진행력을 가지고 있어 CF모델과 MC로도 활동했다. 가현 씨는 큐오티에 늦게 합류했지만 멤버들의 각 장점이 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저는 큐오티에 오디션을 통해서 합류하게 됐어요. 리더인 써니 언니가 정말 따뜻하게 맞이해주시고 활동할 때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막내인 예지 씨에게 안무도 잘 배우면서 즐겁게 활동할 수 있었어요. 개인 활동 할 때보다는 연습 시간 등 서로에게 맞춰야 불편함이 있지만 그보다는 함께 하면서 서로 에너지를 얻고 더 즐겁게 작업할 수 있어서 정말 만족해요.”

큐오티 멤버들에게 자신들의 곡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무엇인지 물었다. 멤버들은 ‘하트송’, ‘오 그대’, ‘벚꽃피는 벗’ 등을 꼽았다. 특히 큐오티의 데뷔곡이기도 했던 하트송에 대해 리더인 써니 씨가 설명했다.

“하트송은 소속사 대표님이 ‘애니팡’이라는 게임을 하면서 생각하게 된 곡이라고 해요. 게임에서 하트를 줘야지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에 착안해서 ‘하트를 받기만 하지 말고 하트 좀 주세요’라는 가사가 재밌는 곡이었어요. 트로트 곡은 아니지만 큐오티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죠. 큐오티가 선보인 최신곡인 레트로 트롯댄스 신곡 ‘오 그대’는 KBS의 ‘TV는 사랑을 싣고’ 봉만대 감독 편을 통해 화제를 모은 신예 작곡가 이용수와 트로트퀸 장윤정 ‘당신편’을 작곡한 싱어송라이터 트로트 작곡가인 권노해만이 함께 빚어낸 곡이에요. 가현양이 합류하면서 뮤직비디오도 찍었던 의미있는 곡이죠. 또한 지난해 4월에 발매된 ‘벚꽃피는 벗’이라는 곡은 봄에 잘 어울리는 곡이에요. 벚꽃과 친구 ‘벗’이라는 언어의 리듬감을 살려낸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가 매력적인 곡이죠.”

큐오티가 발매하는 곡 중에 ‘아재아재’라는 곡이 큐오티의 곡 중에서 유일하게 노래방에 수록된 곡이다. 큐오티만의 청순 발랄한 트로트 댄스 곡으로 사랑을 받은 곡이기도 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의 ‘윤종신’을 멘토로 그린 이야기가 재밌는 곡이다. ‘아재아재’에서 ‘페도라에 발목바지 베리굿이야’라는 노랫말은 윤종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노랫말로 녹여낸 것이기도 하다.

“노래에 왕도는 따로 없어…좋아하고 즐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

▲큐오티가 지난해 출연한 언택트 공연 ‘신한국tv 작은 음악회’. [사진=앤유아트블룸]

큐오티 멤버들은 최근에 유심히 본 트로트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당연히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미스 트롯2’에 출연한 어린 참가자들의 실력에 놀라웠고, ‘미스터 트롯’이 낳은 트롯 신동인 정동원군의 천재적인 가창력을 보면서 감탄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수가 아니어도 누구나 노래방에 가면 트로트 한 두 곡쯤은 부를텐데 노래를 잘 부르는 비결에 대해 써니 씨에게 물어봤다.

“저는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서는 왕도는 따로 없다고 생각해요. 20년 넘은 세월을 노래를 해왔지만 저에게 여전히 어려운 것은 노래에요. 하지만 노래를 좋아하고 즐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열심히 연습하면 누구나 실력이 늘 수 있지요. 저희들은 프로 가수이니까 꾸준히 운동하고 체력관리하고 맛있는 음식도 잘 먹고 연습도 열심히 하면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가수들의 음악을 많이 듣는 것도 필요하죠.”

큐오티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특히 ‘행사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전국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에서 빠져서는 안될 존재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들이 참여한 축제를 몇 가지만 나열해도 ‘강화방문의해 문화축제’ ‘고려산 진달래축제’ ‘신촌 성룡사 부처님오신날 봉축음악회’ ‘양평 산나물축제’ ‘노원 국제아트페스티벌’ ‘평창더위사냥축제’ ‘사천시 삼천포전어축제’ ‘마산어시장축제’ ‘창원단감축제’ ‘구파발 진관동 한울타리문화축제’ ‘화곡중앙시장 호호겨울축제’ 등이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서 리더 써니 씨가 설명했다.

“저희가 공연한 행사 중에 강화도 주민 체육대회가 있는데 강화도 주민들이 거의 다 오신 듯 운동장이 꽉 찼어요. 앞에 나가서 공연을 하는데 어르신들이 신나게 춤추시고 노래도 따라 불러주시고 반응도 너무 좋아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렇게 관객과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을 한다는 게 정말 마음 뿌듯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죠.”

예지 씨는 기억에 남는 다른 공연으로 마산 어시장 축제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많은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서 같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공연하는 팀으로서는 좋은 감사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군 부대 공연도 예정되어 있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취소된 것이 크게 아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큐오티의 올해 계획과 꿈에 대해서 리더인 써니 씨가 말했다.

“아직까지 저희는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편견을 뛰어넘는 많은 도전을 하고 싶어요. 올해는 큐오티가 성공하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려고 해요. 많은 후배들에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정말 중요해요. 저희는 올해 상반기에 준비하고 있는 신곡도 발표할 계획이에요. 또 다양한 축제나 TV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면서 팬들과 교류하면서 저희 음악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 드릴게요.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큐오티의 모습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