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기업 ‘이마트’가 ‘노파머시(No Pharmacy)’라는 상표를 출원한 것과 관련해 약사회가 분노를 표출했다.

 

대한약사회는 22일, 국내 유통 대기업 이마트가 특허청에 이 같이 상표를 출원했다는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의약품 시장까지 점령하려는 것 아니냐며 약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약사회는 관계자는 “노브랜드 영업방식은 대형 유통 업체 횡포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러한 영업 전술이 이제는 그 도를 넘어 전국 2만3000여 약국과 8만 약사를 우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No Pharmacy’로 상표를 출원했다. 이 중에는 건강보조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Pharmacy(약국)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약사법에 따르면, 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도, 약국이라는 명칭도 사용할 수 없다. 노파머시라는 상표는 약사가 근무하는 약국을 근거없이 희화화하고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것이 약사들의 입장이다.

 

이마트가 ‘No Brand’와 같이 ‘NO’ 마케팅을 이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이 ‘No Japan’슬로건을 활용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여왔던 것을 떠올리면 ‘No 약국’이라는 표현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파머시라는 단어는 공익을 위해 법률이 보호하는 단어다. ‘노파머시’는 전국 약국과 약사를 부정하는 명칭이라는 점을 국내 대형 유통 기업인 이마트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보건의료체계를 정조준해 근간을 흔드는 등록도 불확실한 상표를 이마트는 어떤 의도로 출원신청하고 언론에 공개했는지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며 “이마트는 상표 출원을 즉각 취하하고 상처입은 전국 8만 약사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밝혔다.

 

약사회는, 이마트 측의 즉각적 사과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국 2만3000개소 약국에 ‘노! 이마트(NO! Emart)’ 포스터를 게시하고 불매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한솔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