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카드값이 전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사실상 중단된 영향이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값도 반토막났다.

 

23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0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거주자가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전년(191억2000만달러)에 비해 46.1% 감소한 총 10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94억4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내국인 출국자 수 감소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해 428만명(잠정치)으로 전년(2871만명) 대비 85.1%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49만명으로 전년 대비 20.9% 줄어든 이후 처음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도 2019년 중 1165.7원에서 지난해 1180.1원으로 올랐다.

 

사용카드 수와 장당 사용금액도 급감했다. 지난해 거주자의 해외 사용카드 수는 4930만장, 장당 사용금액은 209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31.4%, 21.4% 감소했다.

 

카드 종류별로 보면 신용카드 사용액은 72억1900만달러, 체크카드 사용액은 29억9200만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48.6%, 39.2% 줄어들었다. 직불카드 사용액도 41.0% 감소한 9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로나 여파로 국내를 찾은 외국인도 크게 줄어들면서 비거주자의 카드 국내 사용실적도 40억5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8억6700만달러(59.1%) 급감해 2010년(32억9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