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관련 전문가에 의하면 “양의(兩儀)인 음양은 대대논리(對待論理), 즉 상호 대립하면서도 서로 끌어당기며 의존하는 상보성(相補性)의 원리를 갖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인(人)이라는 것은 너와 내가 서로 대립되는 개념 속에서도 공존하는 관계이다”라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이다.

맹자(孟子)의 이루(離婁)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그 어원을 발기는 이들도 많다. 이 역지즉개연은 처지나 경우를 바꾼다 해도 하는 것이 서로 같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 정확하게는 상대가 자신의 의견을 경청하듯 자신도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라는 의미의 사자성어가 역지사지인 셈이다.

때문에 이 말은 논쟁에서 자주 사용되는, 아니 가급적 따라야 하는 개념이다. 상대의 생각이나 그런 말을 하는 이유 등은 듣지도 않고 자기주장만 펼치면 그건 토론이 아니라 싸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상대방이 분명히 자기 입장에서 생각해 줬는데 여전히 동의하지 않거나 상대에게만 강요하고 정작 본인은 뜻을 굽히지 않는 무개념 행위는 오히려 ‘이중 잣대’에 가깝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데스크는 늘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자신을 알라’를 되새김하면서 현실적이며 객관적으로 용인되는 목표를 세우고 늘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말보다는 실천, 불평이나 불만보다는 인정과 긍정 그리고 자기성찰이 늘 발전하는 사람, 성취하는 사람이 된다고 항상 스스로 생각한다.

또, 늘 스스로 되새김하는 문구 하나를 소개하자면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이다. 이는 대충 사는 인생이 되지 않아야 함을 직언한다. 그저 2등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루빨리 버리라는 자기 각오이자 한편으로는 일종의 좌우명이다.

때문에 자신이 한 말은 자기가 먼저 듣고, 자신이 끈 글은 자기가 먼저 보게 된다. 성인으로 칭송받는 무학 대사는 “부처님의 눈에는 부처님이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라고 설파하지 않았던가. 자기가 내뱉는 말이나 글귀가 자신의 인격에서 비롯된다는 가르침이다.

요즘은 개인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갈등과 반목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하기에 오늘날, 역지사지의 정신은 새삼 절실하기만 하다.

상생을 앞세운 정치인들은 물론 평화를 외치는 시민 단체들, 사랑을 가르치는 종교인들까지도 아전인수에 빠져 역지사지의 가치를 팽개치고 있는 즉금의 현실에서는 진정 역지사지의 지혜로 갈등과 증오, 차별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올 것이란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각오로 살아야만 할 것이다.

역지사지에는 자신에 대한 반성이 들어 있다. 하지만 아전인수(我田引水)에는 집착이 들어 있다.

아전인수는 ‘남이 하면 투기이고 내가 하면 투자다’라는 식의 상대에 대한 왜곡이 들어 있지만, 역지사지의 원리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들어 있다.

지난날 자신의 어려웠던 처지를 생각해 보면 상대의 배려가 얼마나 간절하고 고마웠던가. 자신의 입장만 챙기는 사람이 얼마나 야속하고 원망스러웠던가.

그럼에도 어찌하여 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람처럼 역지사지의 간절함을 잊어버리고 자기만 이로운 아전인수에 빠져 있겠는가?

이제부터는 아전인수에서 벗어나 역지사지의 지혜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할 것이다. 투철하게, 아니 철저하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