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마을, 원주민 전원 재정착 방식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위치한 대표적 쪽방촌 괭이부리마을(아카사키촌)이 원주민 모두가 재정착하는 전국 최초의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인천시는 만석동 9의 32일대 2만246㎡(6124.6평)에 총 사업비 161억원을 들여 ‘혼합형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아카사키(赤琦)촌’은 전면 철거 방식인 재개발·재건축에서 벗어나 주민 재정착을 돕는 방식의 새로운 재개발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도시의 역사뿐만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품고 있는 판자촌인 아카사키촌은 일제시대와 6.25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이곳 주민들의 최저 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생활과 절실한 주거환경의 개선에 초점을 맞춰 주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이곳을 기존 주민이 재정착 할 수 있는 혼합형 주거환경개선 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인천시는 아카사키촌 주거환경개선사업을 2013년까지 완공, 주민들을 다시 본인의 집에 들어가 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인천시 남구 도화동의 청운대와 서구 가정동의 루원시티 개발이 이어지면 원도심과 신도심이 균형을 이루며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다와 접한 만석동은 1900년 초만 해도 조선인 20~30가구만 사는 한적한 마을이었다.

아카사키촌은 일제 강점기에 인근 만석부두 노동자들의 숙소로 쓰일 때부터 ‘흙이 붉다’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인천역 앞에서 여관을 운영하던 한 일본인 사업가가 매립허가를 받아 1905년 7월 만석동 앞의 갯벌을 메우기 시작, 조성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1932년 동양방적(현 동일방직)을 시작으로 1937년 6월 광산용 기계 생산업체 조선기계제작소(현 두산인프라코어)가 설립되면서 활기를 띄었다.

현재 아카사키촌에는 405세대 767명이 판잣집에 살고 있으며, 10평 미만의 소위 ‘쪽방’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집에 화장실이 없어 주민들이 6개의 공동화장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인천시는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작가 김중미)’의 무대가 돼 유명해진 마을의 특성을 살려 빈집 등은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시는 또 마을 공동 빨래방, 공동 창고 등 주민 편의시설도 함께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만석동 9-32번지 일대 중 별도 지역 3111㎡(941평)에 대해서는 국비 96억5000만원을 투입, 주거 안정대책 및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괭이부리마을 보금자리 주택건설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곳에는 영구임대 70세대, 국민임대 28세대 등 모두 98세대의 임대주택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곳에서는 주민, 전문가, 시민단체 및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지역협의체가 작년 7월부터 구성∙운영되고 있다.

 

주민들은 이 협의체를 통해 각종 사업추진 때 관 주도가 아닌 지역주민들 스스로 협력해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주민들이 설계 등 사업에 직접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